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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의회 폐쇄 요구에 “우린 선장, 맨 끝에 떠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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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의회 폐쇄 요구에 “우린 선장, 맨 끝에 떠날 것”

입력
2020.03.11 15:51
수정
2020.03.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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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수도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건물을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평균연령 60세 안팎의 의원 수백 명이 함께 모이는 장소인데다 일반인 방문객도 많아 집단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 지도부는 비상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의회 폐쇄’라는 초강경 조치에는 부정적인 기류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민주당원들과의 비공개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우리는 이 배(의회)의 선장”이라며 “우리가 가장 늦게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정치 전문매체 더힐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워싱턴을 당장 떠나 각자 지역구로 돌아가야 한다”는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의 제안을 일축한 것이다. 이날 오후 11시(동부시간 기준) 현재 워싱턴 내 양성 추정환자 4명을 포함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더힐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것은 고령자, 특히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이기 때문에 의회의 현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현 116대 연방의회에서 하원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7.6세, 상원의원들이 평균 연령은 62.9세다. 당장 펠로시 의원만 해도 79세이고, 최고령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과 돈 영 공화당 하원의원은 오는 6월 87세가 된다. 더힐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군중 밀집지역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의회 구성원들은 이를 따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는 일단 다음주에는 휴회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최고위 인사인 펠로시 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모두 의사당에 의원들을 소집하는 권한을 포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의원들은 대신 악수 자제 등의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하원 차원에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의회 폐쇄에 대비해 원격근무를 위한 노트북 1,500여대를 의원 사무실에 배포하는 등 비상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미 정치권이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의회 폐쇄 조치를 머뭇거리는 건 수도 워싱턴의 상징성 때문으로 보인다 더힐은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펠로시의 ‘의회 사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소란스러운 시기에 국가의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자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비상입법을 조속히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9일 뉴욕증시가 7% 넘게 대폭락한 상황에서, 의회 폐쇄 논의 자체만으로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존 코린 공화당 상원의원은 “많은 이들이 우리를 지켜보는 만큼 패닉(공포)에 빠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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