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주식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지만 정작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증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줄지어 급락하는 중에도 중국 증시는 공포가 극에 달했던 한달 전에 비해 10% 가량 주가를 회복했다. 감염병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든 데다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과 강력한 정책의지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킨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94% 하락한 2,968.71을 기록했다. 이는 춘제(春節) 연휴 직전인 1월 23일(2,976.53) 주가에 근접한 수치다. 상하이지수는 10일간의 춘절 연휴 직후인 2월 3일 하루 동안 7.72%가 하락했는데 이를 거의 회복한 것이다. 코로나 공포가 정점을 찍었던 2월 4일의 장중 저점(2,685.27)과 비교하면 회복률은 10%에 달한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1월 23~3월 11일) 15.83% 하락했다. 이날도 전날보다 2.78% 하락해 1,908.27로 거래를 마쳐 1,900선까지 위태로운 지경이 됐다. 일본 증시 상황도 이날 종가 기준 19.21%가 곤두박질쳤다. 일본 닛케이225는 지난 9일 약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선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은 이 기간 10%대, 이탈리아와 영국 등 유럽 증시는 20%대 급락세를 보였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중국만 180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우선 ‘매를 먼저 맞은’ 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일 확진자 수가 드라마틱하게 급증하며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지만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대로 떨어지는 등 회복 속도도 가장 빨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인프라 투자 등 신성장 산업 등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정부 발표가 불안감을 기대감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5G사업 등 IT 기술주 업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투자 정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주식시장 자금 유입을 지속시켰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중소기업 등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 지원을 대규모로 확대한 점도 증시를 안정시킨 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정부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는 등 약 50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소 자영업자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함께 해소된 측면이 크다”며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중국 증시 특성상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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