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홈페이지에 올리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서 뺏다가 다시 넣어
더불어민주당이 11일 당 홈페이지에 최고위원회의 회의록을 올리면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한 김해영 최고위원의 발언을 삭제했다. 논란이 일자 김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을 넣어 다시 게시했다. 당 지도부 핵심인 최고위원의 발언을 삭제한 채 올린 건 이례적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25차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다음으로 박주민ㆍ박광온ㆍ설훈ㆍ남인순ㆍ김해영ㆍ이형석ㆍ이수진 최고위원 순으로 발언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수진 최고위원을 끝으로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마무리되자 다시 발언했다. 김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내려 놓자 이 대표가 추가로 말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는 이수진 최고위원 발언 바로 뒤에 이 대표 발언을 넣었다. 이 최고위원과 이 대표 사이에 발언한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삭제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검토하는 지도부를 향해 작심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에 반대 의사를 밝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함께 주도한 정의당도 선거연합정당 참여에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그래서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는 명분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어렵다고 원칙을 지키지 않다가 일이 잘못됐을 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된다”며 “때문에 나는 민주당이 원칙에 따라 국민들을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들은 갑작스러운 김 최고위원의 직격탄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소병훈 사무부총장은 이에 “개인의견이냐”고 되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개인의견이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 해당 발언을 빼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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