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무사령부 허준녕 대위… 민간인용 코로나 체크 앱도 만들어
“코로나19 중증도 분류를 쉽게 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야겠다.”
동료 군의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국군의무사령부(의무사) 소속 허준녕(33) 대위는 이렇게 결심했다.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적힌 중증도(무증상, 경증, 중증, 위중)를 일일이 찾아보던 동료들이 진땀을 빼는 장면을 보면서다. 2018년 임관한 허 대위는 신경과 전문의라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식으로 동료들을 도울 방법을 찾은 셈이다.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은 자신이 있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다닐 때부터 앱 제작과 같은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 앱을 만들어 본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닐 때는 ‘스터디 메이트(Study Mate)’라는 타이머 앱을 만들어 당시 앱스토어 전체 판매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에는 뇌졸중 환자들에게 주변 응급실 위치를 안내하는 ‘뇌졸중 119’ 앱도 만들었다.
허 대위는 지난 2일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분류’ 앱 개발에 성공했고, 승인을 받아 이제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동료 군의관들은 이 앱이 환자 중증도 판정 시간과 오류 가능성을 감소시켜 진단 신뢰도를 높였다고 평가한다.
허 대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여부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앱도 개발했다. ‘코로나19 체크업(Check up)’으로 이름 붙인 앱은 6일 개발을 끝내 심사 중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증상을 앱에 입력하면 선별진료소 또는 보건소 정밀 검사 대상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허 대위는 11일 “코로나19 현장에 자원해 투입된 모든 군의관ㆍ공보의 선후배,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존경심을 표하며,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앱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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