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시험보다 걸린 셈…정의당 비례후보 된 것 두고 많은 청년들 분노”
류씨, 재차 반성문 올리면서도 “금전 거래ㆍ경제적 이익 없었다”고 항변
정의당이 4ㆍ15 총선에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류호정 후보의 ‘대리 게임’ 논란이 뜨거워 지는 가운데 프로게이머 출신인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이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황 위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호정 후보님의 ‘롤 게임 대리’ 사건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 ‘도파’라는 유명 플레이어는 대리 문제가 발각돼 선수 자격 박탈에 계정 정지까지 당하기도 했다. 쉽게 비유하자면 ‘대리 시험’을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순하게 ‘아이디 빌려준 거 아냐?’라고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 류호정 후보가 ‘정의당 비례 1번’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굉장히 많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에 1번을 대표해서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날 류 후보도 2014년 있었던 자신의 대리 게임 논란 관련해 페이스북에 재차 사과문을 올렸다. 류 후보는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제 게임 계정을 공유했다”며 “그것이 문제가 돼 사과문을 올리고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매우 잘못된 일이었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류 후보는 “특히나 여성 유저의 능력을 불신하는 게임 계의 편견을 키운 일이니,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셈”이라며 “당시에 썼던 반성문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시 꺼내 읽었다. 저의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류 후보는 “다만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금전 거래는 없었다.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험난한 진보정치의 길, 선배 정치인들처럼 신중히, 그러나 꼿꼿이 걷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 후보는 2014년 온라인 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ㆍ롤) 게임 아이디를 지인 강모씨에게 빌려주고 대신 게임에 참여시켜 게임 레벨을 높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이화여대 e스포츠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던 류 후보는 “경각심이나 주의 없이 연인 및 주변인들에게 아이디를 공유해 주었음을 인정한다”며 “티어(게임 레벨)를 올릴 목적이 아닌 단순한 호의 차원에서 물건 빌려주듯 아이디를 공유했다”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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