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학스캔들’ 대학서 입시 차별 주간지 보도
대학 측 “일본인 응시자도 면접 0점 있어” 해명
주간지 “필기시험 1위는 한국인 응시자” 추가 보도

일본 사학법인 가케(加計)학원이 지난해 입시에서 한국인 응시자들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대학 측은 “한국인 응시자들에게 0점을 준 것은 맞다”면서도 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케학원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밀접한 사이라는 사실과 맞물려 ‘입시 부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은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간조사 경과를 보고했다. 대학 측은 문부과학성에 “면접에서 0점을 받은 일본인 응시자도 복수로 존재한다”며 “면접 평가는 책임자가 여러 갈래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면접에서 0점을 받은) 수험생을 포함해 4명의 한국인 응시자가 일반입시와 사비 외국인 유학생 입시에서 합격했다”면서 “수의학부 입시는 적절하게 시행됐다”고 주장했다.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앞서 5일 지난해 11월 가케학원 산하 오캬야마 이과대학 수의학부가 ‘추천입시 A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고, 한국인 응시자 전원이 0점을 받아 불합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일부 응시자는 면접에서 10점만 받았어도 합격이 가능했다는 학교 관계자의 언급도 있었다. 슈칸분슌은 12일 발매하는 최신호에서 “전체 응시자 중 필기시험 1위를 한국인 수험생이 차지했고 필기시험 상위 20명 안에 5명의 한국인 수험생이 있었다”고 추가 보도했다.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수의학부 추천입시 A방식에는 모두 7명의 한국인 수험생이 지원했다. 대학은 이전 두 차례 입시에서 합격한 한국인 학생들이 입학 후 일본어 회화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학교생활을 힘들어 했다는 이유로 지난 입시부터 면접을 도입했다고 한다. 그런데 면접을 해보니 실제 한국인 응시자들이 일본어 능력에 문제가 있어 0점 처리를 했다는 게 학교 측 주장이다. 문부과학성은 대학 측 해명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입시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대신 좀 더 면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대학 측에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이번 논란이 커진 건 가케학원과 아베 총리의 특수관계 때문이다. 이 학원은 아베 총리의 친구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2016년 52년 만에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파문이 일었다. 해당 비리는 ‘대형 스캔들’로 비화해 그 해 7월 치러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를 궁지로 몰아 넣기도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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