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도시 봉쇄 없이도 투명한 정보 공유가 비결”
홍콩 유력 언론이 한국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의 ‘모범’이라고 재차 칭찬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0 확진 환자가 나흘 연속 하락하자 중국ㆍ이탈리아처럼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도 감염증을 줄여 가는 방역 체계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코로나19 방역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량 진단ㆍ검사 시스템, 대중과의 긴밀한 소통, 첨단기술을 활용한 확진자 동선 추적 등이 방역 성공 이유로 제시됐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처럼 도시를 봉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SCMP와 인터뷰에서 “투명하고 열린사회 체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발전된 기술과 대중의 자발적 참여로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 봉쇄 등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대중의 자발적 참여를 막는 단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민관이 어우러진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질병관리본부는 하루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확진자 추이를 발표하고 동선을 공개한다. 주변 시민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대비를 하게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도 생활화돼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미착용 시 건물 입장을 금지하기도 한다. 이동식 코로나19 진료소인 ‘드라이브 스루’ 역시 유럽에서 따라 하는 나라가 생길 만큼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SCMP는 이처럼 투명성을 기반으로 방역을 시행하는 절차적 기본기가 지역 봉쇄 방식으로 코로나19 억제를 추구하는 중국ㆍ이탈리아와 크게 대비되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발원지 우한을 틀어 막았고, 이탈리아도 10일 지역 봉쇄 범위를 나라 전역으로 확대했다.
한국은 열린 시스템 덕분에 확진자 수가 꾸준히 줄어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세계 4위로 내려 앉았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중국 8만754명, 이탈리아 1만149명, 이란이 8,042명, 한국 7,513명 순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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