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광범위… 대중교통 2ㆍ3차 감염 우려
확진자 남편인 금천구 마을버스 기사도 감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내 콜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시내 각지와 수도권까지 빠르게 전파된 흔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콜센터 직원 207명의 거주지가 서울 외 경기, 인천으로 다양하게 분포된 데다 확진자 중 상당수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수도권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은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신도림역에서 걸어서 10여 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다. 확진자가 나온 서울과 인천 등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역학조사를 통해 공개한 콜센터 직원 환자 동선을 보면 상당수가 구로역을 통해 출퇴근했다.
지난 8일 콜센터 직원 중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노원구 거주 50대 여성은 5~6일 모두 월계역과 구로역을 이용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양천구 거주 40대 여성 직원을 비롯해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직원도 모두 구로역을 거쳐 버스 등을 타고 회사와 집을 오갔다. 구로구 관계자는 “직원의 주소지가 서울에서부터 인천까지 퍼져있고 교통이 편리해 서울 외곽에서 콜센터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다양한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의정부 등에 사는 콜센터 직원이 승객들이 붐비는 시간에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이동해 2ㆍ3차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콜센터 직원 확진자의 남편으로 금천구에서 마을버스(금천01번)를 운전하던 남성도 9일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마을버스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이 운전자와의 접촉자는 7명으로 이들 중엔 서울 외 지역 운수업 종사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콜센터 직원 확진자 4명은 출퇴근길에 모두 버스와 서울지하철 1호선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지난 5∼6일 신도림 콜센터로 출퇴근하면서 이용한 버스는 515-1번, 518번, 519번, 521번, 65번 버스다.
콜센터 직원 확진자들은 주말인 7~8일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대형마트와 지하상가, 전통시장, 편의점 등을 찾기도 했다. 구로역을 통해 거주지로 돌아가 그 지역 일대에서 감염을 다시 확산시킬 가능성이 문제인 것이다. 부평구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은 7일 오후 부평역지하상가를 방문했으며, 당일 신곡4동 자택에서 부평역지하상가로 이동한 뒤 30~40분가량 상가에 머물렀고 부평구 친정집에 들렀다가 귀가했다.
인천에선 콜센터 직원과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5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해당 기초지자체들은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동시에 방문 시설을 대상으로 방역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인천=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