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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례당 시나리오 착착… 의총 20명 발언자 중 4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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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례당 시나리오 착착… 의총 20명 발언자 중 4명 반대

입력
2020.03.11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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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ㆍ설훈ㆍ김해영ㆍ조응천 반대… 송영길ㆍ우원식 등 대다수 찬성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문제로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이인영(오른쪽 두번째)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문제로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이인영(오른쪽 두번째)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비례대표 연합정당’합류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신파와 수도권 지역구 의원 등을 중심으로 ‘원칙을 지키자’는 합류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21대 국회에서 원내 1당을 빼앗겨 국정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운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이미 무게를 싣고 있다. 의원총회는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적 절차였고, 12일 전체 당원 투표에서 비례연합정당 합류 여부를 공식 결정한다는 시나리오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결론을 내리고 몰아가는 모양새가 되면서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 비례연합정당 합류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올렸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은 만큼, 당원 투표 전에 공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요구해 의총이 급히 소집됐다.

민주당에선 권역별 총선 사령탑인 공동선대위원장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례연합정당에 발을 들일 경우 지역구 중도층 유권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에 가장 민감해하는 사람들인 까닭이다. 부산 선대위원장인 김영춘 의원은 의원총회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경남 선대위원장인 김두관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대표 선거에서 우리가 얻지 못하는 의석을 지역구에서 더 얻는 게 더 중요하다”며 “민주당이 원칙을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고 우려했다. 대구 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의원도 이미 반대 입장을 수 차례 표명했다.

그러나 10일 2시간 30분 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비례연합정당 불가피론’이 더 컸다. 발언한 의원 20명 가운데 16명이 찬성 의견을 낸 것이다. 의원총회에서 합류 찬성 입장을 밝힌 송영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비례연합정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왜곡하는 보수 세력의 민의 왜곡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발언대에서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이 21대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을 저지하고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 개혁 성과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ㆍ이석현ㆍ권칠승ㆍ전해철ㆍ신동근ㆍ소병훈 의원 등도 찬성 의견을 냈다.

이에 비해 반대 의견을 낸 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박용진 의원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중도층의 민주당에 대한 소극적 혹은 비판적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 나쁜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고, 설훈ㆍ김해영ㆍ조응천 의원이 호응했다. 다만 조 의원은 당원 투표 결과에 따르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특히 당 전략기획위원회가 만든 ‘비례대표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따른 의석 시뮬레이션 보고서’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의원총회장에 공개되자, 격론 분위기가 한 순간에 식었다고 한다.

의원총회로 절차적 정당성을 다진 만큼, 당 지도부는 당원 투표로 직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의원총회는 비례연합정당 합류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지, 투표에 대한 찬반을 묻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는 당원 투표에선 비례연합정당 합류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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