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이어 가정내 종교갈등 추정 두 번째…
신천지 측 “이단프레임이 국민을 죽였다” 강하게 반발
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능동감시 대상이던 신천지 신자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발생한 신천지 신자의 극단적 선택은 울산에 이어 두 번째다. 종교 갈등으로 빚어진 가정불화가 원인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경찰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0일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36분쯤 정읍시 수성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A(41ㆍ여)씨가 추락했다. A씨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전업주부인 A씨는 7~8년 전 자신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과 종교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으며 전날도 남편과 종교 문제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은 신천지 신자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남편은 경찰에서 “(사건 당일) 아내와 종교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지만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남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아파트에는 어린 두 자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신천지 신자 명단에 포함돼 하루 두 번 전화로 관리하는 능동감시 대상자였다. 자가 격리 상태는 아니었다. 지난달 28일과 지난 7일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으로 판정됐고 사후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왔다. 그는 오는 13일 감시 기간이 끝날 예정이었다.
신천지 측은 이번 정읍 사건을 “핍박에 의한 사망”이라고 규정했다. 신천지 전북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신천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A씨가 사망했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 핍박 주범 이단 프레임이 국민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부는 몇 해 전부터 종교 문제로 갈등이 있었고 전날도 다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울산에서도 남구의 한 빌라에서 60대 신천지 여신도가 추락해 숨졌다. 당시 신천지 측은 “신천지 신자라는 이유로 가정폭력을 당해왔고 사망 직전에도 종교 문제로 폭력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며 “신천지에서 확진자가 나온 지 8일만에 핍박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어 보인다”면서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씨를 부검하고 남편 등을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읍=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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