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해 샌프란시스코 해상에서 대기중이던 크루즈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9일 오클랜드 항에 도착해 승객들이 코로나19 진단과 치료를 받기 위해 하선하기 시작했다.
미 보건당국은 승객들의 안전한 이송과 외부인 접근을 막기위해 오클랜드 항 주변에 타리와 대형 천막 여러 동을 설치했으며, 비행기와 버스, 구급차,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도 대기시켰다.
승객과 승무원 등 총 3533명이 탑승한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700여명의 코로나19 감염자와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와 상황이 비슷해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를 오가는 일정을 마친 후 21일부터 하와이, 멕시코를 거쳐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에 정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4일 이 배를 타고 멕시코로 여행을 다녀온 70대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사망하자 멕시코로 향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캘리포니아주 인근 해상에서 미 보건당국으로부터 감염 검사를 받고 대기중이었다.
10일까지 승객들의 하선을 완료한다는 계획 중인 미 정부는 1차로 미국인 승객 2000여명 중 캘리포니아 주민 900여명을 비롯한 중환자들을 하선시킨 후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오클랜드 북부 트래비스 공군기지와 샌디에이고의 미라마 해병대 항공기지로 옮겨 2주간 격리할 예정이다.
2차 하선될 미국인들은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 래클랜드 합동기지와 조지아주 도빈스 소재 공군기지로 옮겨져 격리 예정이고, 미국인 승객 외 캐나다, 영국 등 국가의 승객들은 본국에서 보낸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시킬 예정이다. 남은 승무원 1천100여명은 배에 남아 격리 치료를 받는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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