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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코로나 가짜뉴스 주의보

입력
2020.03.10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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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5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된 문재인 대통령이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사진은 허위조작된 합성 사진"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국기에 경례를 했으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조작한 사진이 나돌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5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된 문재인 대통령이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사진은 허위조작된 합성 사진"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국기에 경례를 했으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조작한 사진이 나돌고 있다. 연합뉴스

9일 0시쯤 기획재정부가 ‘공적마스크 공급권ㆍ가격구조 관련’이라는 제목의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정부가 심야에 부랴부랴 대응에 나선 건 공적마스크 유통사와 김정숙 여사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 가짜뉴스가 일파만파 퍼졌기 때문이다. 일부 유튜브 방송이 제기한 이 의혹은 지오영의 조선혜 대표가 김 여사와 숙명여고 동문이라 유통사 선정 과정에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조 대표는 인천의 다른 여고를 졸업하고 숙명여대를 졸업했을 뿐인데 ‘숙명’이라는 키워드만으로 마치 두 사람이 친한 고교 동문인 것처럼 몰아간 것이다.

□ 청와대는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가짜뉴스 주의보를 내렸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지난달 전통시장 방문 당시 착용한 마스크가 일본산이라는 루머, 연합뉴스 로고와 함께 온라인에 퍼진 ‘대통령이 긴급 행정명령을 통해 조선족에게 선거권을 줬다’는 긴급 속보도 가짜뉴스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왼손으로 하는 합성 사진이 유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 다른 나라도 가짜뉴스로 골머리를 썩는 건 마찬가지다. 2016년 미국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아동 성 착취 조직에 연루돼 있다. 피자가게 ‘코밋 핑퐁’ 지하실이 근거지”라는 가짜뉴스가 퍼져 이를 진짜로 믿은 남성이 피자가게에 총을 쏘기도 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가짜뉴스의 전파력은 바이러스 못지않게 강력해졌다. 특히 내용의 진실성보다 진영적 효용성을 강조하는 ‘포스트 트루스(탈진실)’ 흐름은 가짜뉴스에 날개를 달아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짜뉴스의 확산은 편견과 증오를 조장한다”고 경고한 이유다.

□ 가짜뉴스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재난 때 가짜뉴스가 지닌 위험은 차원이 다르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게 공포와 불안을 숙주 삼아 퍼지는 차별과 혐오다. 언제 누구로부터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가짜뉴스가 키우는 불신이 합쳐지면 공동체는 붕괴한다. 게다가 곧 있으면 총선이다. 가짜뉴스가 총선 네거티브 전략과 맞물리면 표심을 왜곡하는 독버섯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와 전쟁으로 지치고 힘들겠지만, 뉴스 공급자와 수용자 모두 ‘팩트 체크’에도 관심을 쏟을 때다.

김영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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