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ㆍ토론토)과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이 같은 날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나란히 무실점 쾌투를 선보이며 정규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류현진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2020 MLB 시범경기 탬파베이전에서 선발 등판, 4.1이닝 동안 무실점(3피안타)으로 호투했다. 64개의 공을 던지면서 4개의 삼진을 잡았고 사사구는 내주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전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던 그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을 1.42(6.1이닝 1실점)로 떨어뜨렸다.
1회는 완벽했다. 땅볼과 뜬공, 삼진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시작했다. 2회엔 선두타자(윌리 애덤스)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삼진과 땅볼 내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1사 후 안타를 내줬지만 상대 1번 타자(쓰쓰고 요시토모)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다시 안타를 허용해 2사 1ㆍ2루 상황에서는 케빈 키어마이어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4회는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고 5회에도 첫 타자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공을 윌머 폰트에게 넘겼다. 현장에 있던 플로리다 현지 야구팬들도 기립 박수로 류현진의 호투에 화답했다. 캐나다 방송 스포츠넷은 “시속 114~145㎞까지 효과적인 구속 변화, 그리고 탈삼진 4개를 주목할 만하다”라며 호평했다. 동산고 후배 최지만(29ㆍ탬파베이)은 이날 출전하지 않아 류현진과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장타 한 개를 맞았지만, 투구 수와 이닝 소화 등 전체적으로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변화구 제구는 괜찮았는데 직구 제구가 원하는 대로 안 됐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있었다”면서 “직구 제구를 좀 더 가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도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진 장면을 언급하며 “(류현진의) 예측하기 어려운 투구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일마다 등판해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토론토는) 확실한 승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했다. 다음 경기 일정은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다음 경기에서의) 투구수는 80개 정도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광현도 거침없는 역투를 선보였다.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시범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2피안타) 호투했다. 46개의 공을 던졌는데 사사구 없이 탈삼진 4개를 곁들였다. 김광현은 이날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8이닝) 성적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특히 지난 시즌 팀 홈런 1위(307개) 미네소타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 1ㆍ2회 모두 삼자 범퇴 처리했다. 3회 1사 후엔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ㆍ2루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를 뜬공과 땅볼로 유도하며 불을 껐다. 김광현은 경기 후 “사타구니 근육 뭉침 때문에 앞선 두 경기를 2이닝씩만 소화했고 오늘 3이닝을 던졌다”면서 “(개막 전까지) 한 경기 5이닝은 던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의 다음 경기는 오는 15일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전으로 예정됐다. 4이닝 60~65구 정도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김광현에 이어 나온 선발 경쟁자 다니엘 폰세데리온도 5이닝 무실점(2피안타) 호투했다. 폰세데리온 역시 시범경기 4경기에서 12이닝 동안 1실점(0.69) 호투 중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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