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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복싱 오연지, 2전3기로 올림픽 간다

입력
2020.03.10 14:3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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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복싱 간판 오연지가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자복싱 간판 오연지가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오연지(30ㆍ울산광역시청)가 2전3기로 마침내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오연지는 10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여자 라이트급(57~60㎏) 8강에서 호주의 안야 스트리즈먼을 상대로 5-0 심판전원일치(30-27 30-27 29-28 30-27 30-27)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준결승에 안착한 오연지는 라이트급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전날 페더급(54~57㎏)의 임애지(21ㆍ한국체대)가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데 이어 또 한번의 쾌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복싱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오연지는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여자복싱이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2012년 런던 올림픽은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지역예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편파 판정에 울었다. 하지만 오연지는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더욱 매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혼란스러운 상황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한국 복싱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개최지인 요르단행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 개최지가 중국 우한에서 요르단 암만으로 바뀌었고 출국 직전 요르단의 입국 거절, 카타르항공의 탑승 불허로 진땀을 뺐다. 자칫 동요할 수 있는 상황에도 오연지는 “외부적인 요인은 신경 쓰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했다”고 잘라 말했다.

요르단 현지에서 훈련 중인 오연지. 요르단=뉴시스
요르단 현지에서 훈련 중인 오연지. 요르단=뉴시스

중학교 3학년 때 외삼촌 전진철(전 국가대표)씨가 군산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복싱을 시작한 오연지는 일찌감치 국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2015년과 2017년 아시아선수권 우승,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이 됐다.

아웃복서 스타일인 그는 빠른 스텝으로 상대의 공격을 유연하게 피하면서도 날카롭고 빠르게 받아 치는 타격이 뛰어나다. 장점을 살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오연지의 마지막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 지역 예선에 총 13명(남자 8명ㆍ여자 5명)이 출전해 오연지, 임애지, 함상명(성남시청) 등 3명만이 8강 이상의 무대를 밟았다. 이번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은 5월 13∼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세계 올림픽 예선에서 다시 한번 올림픽에 도전한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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