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프로야구 개막일이 4월 중으로 잠정 연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28일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일을 4월 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사회는 전 질병관리본부장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를 초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현 상황 및 전망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선수단ㆍ팬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우천 등으로 개막전이 취소된 적은 있지만 개막 일정이 통째로 연기된 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실행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매주 실행위, 이사회를 번갈아 개최해 사태 추이를 살핀 뒤 개막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개막일은 선수단 운영과 예매 등 경기 운영 준비 기간을 고려해 2주 전에 확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 분위기, 코로나19 확진자 수, 신규 감염자 수 등을 면밀히 고려해 개막일을 다시 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류 총장은 “정규리그 개막일이 결정되면 이미 편성된 대진대로 시작하고 3월 28일부터 못 치른 경기는 추후 일정으로 재편성한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도 있기 때문에 월요일 경기, 더블헤더 편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또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각 구단은 청백전만 벌이고 구단 간 연습 경기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대구ㆍ경북 지역을 연고로 둔 삼성에 대한 문제도 논의됐다. 류 총장은 “상황을 지켜보고 삼성 홈 경기를 원정 경기 위주로 재편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4월 중순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경기 수(팀당 144경기) 축소는 배제했다. 경우에 따라 무관중 경기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막일 결정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야구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개막 뒤에 감염자가 발생하는 경우다. 3연전을 치르면서 방대한 규모의 인원이 움직이는 야구 종목의 특성상 감염자가 나오면 사실상 시즌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 류 총장은 “만약 그런 경우가 나오면 일단 2주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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