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전지(All-Solid-Battery)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면서 크기는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유력 학술지를 통해 공개했다. 전기차 배터리로 상용화될 경우 1회 충전에 800㎞ 주행,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내 종합기술원과 일본연구소는 이러한 공동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최근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했다. 네이처 에너지는 에너지 관련 기술 및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월간 온라인 저널로, 2018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저널 영향력 지수에서 1만2,000여 개 학술지 중 7위를 기록했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것으로,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충전용량과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배터리 내부에 덴드라이트(Dendrite)가 형성되면서 수명과 안전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덴드라이트란 배터리 충전 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되면서 나타나는 결정체로서 배터리 분리막 훼손 요인이 된다.
이번 논문은 전고체전지 덴드라이트 문제의 기술적 해법을 골자로 한다. 전지 음극을 5마이크로미터(㎛ㆍ100만 분의 1m)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으로 만들어 덴드라이트 형성을 막는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은 전지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배터리 음극을 얇게 만들 수 있어 전지 크기를 리튬-이온전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임동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마스터는 “이번 연구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릴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라며 “전고체전지 소재와 양산기술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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