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전용기 동승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말 대규모 보수단체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접촉한 공화당 의원들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의심 증상이 나타난 의원은 없지만 일부는 트럼프와 악수를 하는 등 수시로 대면 접촉을 해 대통령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더글러스 콜린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보수행동정치회의(CPAC)로부터 나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함께 찍힌 사진이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증상도 없지만 14일 동안 집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콜린스 의원이 참석한 CPAC는 워싱턴 인근에서 지난달 26∼29일 열렸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보수단체 행사로 트럼프를 비롯,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입법ㆍ행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해당 환자의 행사 참석 사실은 7일 알려졌다.
문제는 콜린스 의원이 6일 트럼프의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방문 행사에 동행했다는 점이다. 당시 두 사람은 악수를 했고, 콜린스는 CDC 관계자 및 공화당 인사들과도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눴다. 맷 개츠 공화당 하원의원도 CPAC 행사에서 같은 환자와 접촉했는데,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온 트럼프의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동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츠 역시 이번 주까지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또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CPAC를 주최한 미국보수연합(ACU)의 맷 슐랩 의장은 지난달 29일 행사장에서 확진자와 짧게 접촉한 뒤 트럼프와 펜스 등 행정부 고위 인사와 인사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가 확진자를 직접 접촉한 것은 아니지만 73세의 고령에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여러 공식 일정을 강행키로 해 경호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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