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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 노신부 연기 막스 폰 시도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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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 노신부 연기 막스 폰 시도우 별세

입력
2020.03.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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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폰 시도우가 2012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가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막스 폰 시도우가 2012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가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고전 공포 영화 ‘엑소시스트’(1973)에서 구마 의식을 수행하는 노신부 마린을 연기한 스웨덴 출신 전설적인 배우 막스 폰 시도우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9일 시도우의 매니저는 시도우가 8일 프랑스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시도우는 1929년 스웨덴 남부 도시 룬트에서 태어났으나 1997년 프랑스 감독 카트린느 브레레와 결혼한 후 2002년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했다.

시도우는 ‘엑소시스트’로 대중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예술영화 팬들에게는 스웨덴의 세계적인 감독 잉마르 베르히만과 협업한 ‘제7의 봉인’과 ‘산딸기’(1957), ‘처녀의 샘’(1960) 등으로 더 친숙하다.

고인의 이름은 원래 칼 아돌프 폰 시도우였다.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켜 2차 세계대전 이후 개명했다. 14세 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연극 ‘한 여름밤의 꿈’을 본 후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스톡홀름 왕립드라마극장에서 공부했고, 8년 동안 지방자치단체 운영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1949년 영화 ‘오직 어머니’로 데뷔한 후 영화와 TV드라마 200편 가량에 출연했다.

고인은 ‘승리의 탈출’(1981)과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1983)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로빈 후드’(2010) 등 할리우드 영화에도 종종 얼굴을 비췄고,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덴마크 영화 ‘정복자 펠레’(1987)와 ‘최선의 의도’(1992)에도 출연했다. 큰 키에 긴 얼굴, 굵은 목소리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각인시키곤 했다. 1982년 ‘독수리호의 모험’으로 베니스국제영화사 남자배우상을 수상했고, ‘정복자 펠레’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남우주연상,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2011)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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