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독립 심사” 강조하더니... 공천 논의 오간 듯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4ㆍ15 총선 공천을 독자적으로 하겠다”며 통합당과 거리를 뒀던 미래한국당이 사실상 통합당과 ‘한 몸’임을 드러낸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비례대표 공천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황 대표와 한 대표가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도심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 마감을 한 시간 앞두고 이뤄진 회동에서 두 사람은 공천과 관련된 논의를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마감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는 500~600명 정도로 추산됐다. 신청자 중에는 통합당이 영입한 인재인 ‘연금 전문가’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도 포함됐다. 황 대표에게 보수통합 관련 조언을 했던 박형준 전 통합신당준비위원장의 공천 관련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1시간 30분 만에 번복했다. 이에 통합당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황 대표의 공천 제안을 거절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미래한국당 공천 칼자루를 쥔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그간 “당 공관위는 통합당과 독립된 기구”라며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이나 다른 당에서 영입된 인재들에게 메리트를 주지 않고 똑같은 선상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이 아니라 독립된 당으로 공천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황 대표와 한 대표의 이날 만남으로 이 같은 공언(公言)은 공언(空言)이 됐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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