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ㆍ사망자 급증하는 가운데 공업용 알코올을 마셔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소독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공업용 알코올을 코로나19를 치료한다며 마시거나 입안을 헹군 것으로 밝혀졌다.
이란 파르스통신 등 현지언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州)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한다며 공업용 알코올을 마신 주민 1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이유로 알코올을 마셔 알코올 중독으로 이 지역 주민 2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수도 테헤란과 알보르즈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알코올을 마시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란 전역에 있는 병원 곳곳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실려 오는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황당한 비극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에 대한 이란 내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보건당국은 의료진의 노력과 의료기술 덕분에 완치율이 30%가 넘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란 안팎에서는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결국 헛소문을 키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의 의료 체계는 미국 경제 제재 등으로 인해 심각한 의료품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며 부실한 이란의 코로나19 대처 상황을 전했다.
9일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43명이 늘어 237명이 됐고, 확진자는 595명이 증가해 7,161명으로 집계됐다. 이란 정부는 국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하면서 오는 19일까지 인터넷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 회선) 가입자에게 100기가바이트(GB) 용량의 인터넷을 무료 제공하는 정책까지 발표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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