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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 위기 딛고 선 샘터, 창간 50주년 기념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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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 위기 딛고 선 샘터, 창간 50주년 기념호 발행

입력
2020.03.0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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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50주년 기념호 표지. 오른쪽은 1970년 4월 창간호 표지. 샘터 제공
월간 ‘샘터’ 50주년 기념호 표지. 오른쪽은 1970년 4월 창간호 표지. 샘터 제공

사실상 폐간 위기를 맞았다 회생한 월간 '샘터'가 문화교양지 사상 최초로 창간 50주년 기념호를 발행했다. 샘터는 9일 “1970년 4월호로 창간해 50번째 생일을 맞았다. 햇수로는 무려 반세기, 통권 602호째 만에 달성하는 국내 잡지 역사상 전인미답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통권 602호째인 4월호는 초대 편집장이었던 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장의 회고담과 유명 북 큐레이터 이동준 교수의 축하 글과 독자들이 직접 써 보낸 '샘터의 추억' 등으로 꾸며졌다. 이 밖에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쓰인 '다송이 자화상'으로 주목받은 일러스트레이터 정재훈의 인터뷰와 창업 73년째를 맞는 노포 '천안 쌀상회' 신용신 할아버지의 애끓는 사모곡, 재능기부를 통해 저소득층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주는 경기도 안산 빵집 아저씨들 이야기 등이 실렸다.

샘터는 1970년 4월 고(故) 김재순 국회의장이 창간했다. 1969년 국회의원으로서 국제기능올림픽 대회를 준비하던 김 전 의장이 현장에서 만난 기술자들로부터 "집이 가난해 공부하지 못한 게 한이 된다"는 하소연을 듣고 모든 계층이 가격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수필 중심의 교양 잡지 창간을 결심하게 됐다. “책 한 권 값이 담배 한 갑 값을 넘지 않게 하라”는 김재순 발행인의 당부대로 '샘터' 정가는 지금도 담배 한 갑 값을 밑도는 3천5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샘터'는 1970년대 후반 50만부 이상의 발행 부수를 기록하며 명실공히 '국민 잡지'로 사랑을 받았다. 수필가 피천득, 법정 스님, 소설가 최인호, 이해인 수녀 등 쟁쟁한 필진의 글들이 실렸고 강은교(시인), 윤후명(소설가), 정호승(시인), 한강(소설가) 등이 편집부 기자로 제작에 참여했다.

창간 후 매달 순수 독자 원고로 15~20여 개의 지면을 채울 수 있을 만큼 독자들의 관심과 참여도 뜨거웠다. 그러나 잡지가 전반적으로 외면당하게 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샘터'의 구독자 수도 점점 줄어들어 잡지 운영은 어려움에 부닥쳤고 지난 연말에는 폐간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기업 후원과 독자들의 릴레이 구독 신청에 힘입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김성구 발행인은 4월호 칼럼에서 "샘터는 또다시 앞으로 50년간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행복해져야 한다는 권리와 의무에 희망을 걸어본다. 힘든 순간을 참고 견디면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50살 샘터는 잘 알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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