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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험지 세종을로 출마하겠다”…지역 정치권 반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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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험지 세종을로 출마하겠다”…지역 정치권 반발 거세

입력
2020.03.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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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11시 30분 세종시청에서 4·15 총선에서 세종 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9일 오전 11시 30분 세종시청에서 4·15 총선에서 세종 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4ㆍ15 총선에서 세종시 후보로 전략 공천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세종시를 찾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야 지역 정치권은 미래통합당과 김 전 위원장의을 맹비난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세종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을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내의 균형발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발전이 남쪽으로 치우친다면 대전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성장동력을 북쪽에 맞춰야 한다”고 출마 선거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세종시 선거구는 최근 획정안을 반영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따라 갑과 을로 분구됐다. 갑구는 정부세종청사를 기준으로 할 때 남측 신도심이고, 을구는 북측 원도심이다.

그는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었는데도 세종으로 온 것은 가장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의 어려운 고비를 넘은 만큼 제가 갈 곳은 세종이라고 생각해 자청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그리고 세종시와의 인연을 들면서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면서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로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세종시에 대폭 권한을 줘 세종시 안에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내부에서 김 전 위원장의 전략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같은 당 예비후보인 ‘조관식을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모임’ 회원들은 지난 5일 세종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에 뛰어난 후보가 있는데도 전략공천을 하는 것은 국회의원 한 석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일 같은 당 송아영 세종시당위원장은 상대적으로 통합당의 험지로 꼽히는 갑구에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김 전 위원장의 출마를 맹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강준현 예비후보는 9일 논평을 통해 “정치권력에 빌붙어 수십 년 간 국가행정 등 대사를 함부로 다룬 김 후보는 반성과 자기성찰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영선 예비후보도 “김 후보는 세종시의 배신자”라며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을 우롱하는 짓으로, 역사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같은 당 윤형권 예비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권력욕에 눈이 먼 변절자’라고 규정하면서 출마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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