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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에 ‘깜깜이 훈련’…출퇴근도 불안, 합숙은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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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에 ‘깜깜이 훈련’…출퇴근도 불안, 합숙은 답답

입력
2020.03.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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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이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조기 종료하고 귀국하고 있다. 뉴스1
류중일 LG 감독이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조기 종료하고 귀국하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구단들이 해외 스프링캠프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지만 고민은 더 깊어졌다.

비교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긴장도가 높고 개막일도 불투명해 기약 없는 ‘깜깜이 훈련’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LG가 지난 7일 조기 귀국한 것으로 시작으로 8일 NC와 삼성, 두산이 돌아왔고 9~10일 KT와 한화, 키움이 연이어 귀국한다. 미국과 호주에서 훈련 중인 KIA와 롯데만 연장 계획을 고수했다. 구단들은 짧은 휴식 뒤 9일부터 차례로 ‘국내 캠프’를 시작했는데 출퇴근 훈련이 대세다. 특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대구ㆍ경산에 각각 야구장과 숙소를 둔 삼성은 ‘진퇴양난’이다. 그렇다고 피할 길도 없어 철저한 방역 속에 11일부터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어차피 닥친 상황이니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선수들에겐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되도록 식사도 야구장에서 해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구단들은 선수들에게 다중 이용 시설 출입을 금지시키고 집과 야구장만 오가는 동선을 철저하게 주지시키고 있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단 한 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오면 야구장을 폐쇄하고 훈련을 전면 중단해야 해 시즌 전체를 그르칠 수 있다.

9일부터 경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에 돌입한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ㆍ2군 선수단 전원 ‘합숙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챔피언스파크는 LG가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운동시설이다. 대부분 2인 1실, 신인들의 경우 4인 1실까지 쓰기로 했지만 전원 수용 가능하다. 일반적인 합숙 훈련이 아닌, ‘격리 훈련’이라 외부와 접촉이 일절 통제돼 감염 위험에선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오랜 기간 합숙이 주는 피로감이 훈련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실제 지난달 말부터 먼저 합숙에 돌입한 LG 2군 관계자는 “쉬는 날에도 외출이나 외박을 할 수 없고 갇혀 지내다 보니 훈련 능률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혼자들에겐 더 답답한 시간이다.

SK는 숙박시설을 빌려 미혼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단들이 가장 답답한 건 불투명한 개막일이다. 개막일에 맞춰 체계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훈련 강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와 관련해 10일 각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소집한다. 지난 3일 실행위원회에서는 1주일 단위로 연기 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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