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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방역망, 사태 종식 때까지 결코 느슨해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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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방역망, 사태 종식 때까지 결코 느슨해져선 안 된다

입력
2020.03.10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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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입 50일… 사흘 연속 확진자 감소

성급한 ‘낙관론’ ‘방역 성공론’은 희망고문

사각지대 집단시설 완벽 방역에 힘 쏟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굳은 표정으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굳은 표정으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518명의 확진자가 나온 6일(0시 기준) 이후 사흘 연속으로 줄었다. 집단감염을 촉발한 신천지 신자들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구ㆍ경북 지역도 안정화 초입 단계에 진입했고, 이 지역 외에는 대규모 감염이 관찰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긴장을 풀기엔 너무 이르다. 병원ᆞ종교시설 등을 중심으로 국지적이고 산발적인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망자가 훌쩍 50명을 넘었고, 중증환자도 60명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권에서 슬금슬금 낙관론이 흘러나오는 점은 걱정스럽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오전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고, 방역 최전선에서 사투 중인 의료진을 고무하려는 선의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섣부른 예측은 자칫 정부 신뢰도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치 못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고 선을 그은 것은 시의적절했다.

정부 관계자들의 거듭된 ‘방역 성공론’도 부적절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처럼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한 검사 역량과 투명성으로 확진자를 빨리 발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하루 수백 명씩 발생하는 확진자 숫자에 만성 불안을 느끼고, 마스크 몇 장 구하려고 이른 아침부터 약국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국민에게 이런 발언은 정부의 책임 방기로 비칠 뿐이다.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한 평가는 사태 종식 이후 해도 늦지 않다.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대구 시민을 조롱하는 듯한 일부 친여 성향 인사들의 언행은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는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의 발언 등은 배려와 고통 분담이 필요한 때 공동체를 분열시킬 뿐이다.

국내에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일로 50일이 된다. 전문가들조차 언제 이번 사태가 종식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 불안과 고통은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만약 신천지 같은 대형 전파가 다시 발생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국가적 패닉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요양원, 요양병원, 장애인시설 등 집단거주시설에 대한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소규모 학원, PC방, 스터디 카페 등 방역사각시설에 대한 관리와 점검에도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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