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의 느슨한 역학조사가 ‘줌바’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천안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천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94명으로 이 가운데 95% 이상이 줌바 강사와 수강생 간 연결고리로 이어졌다.
그러나 처음 감염경로로 추정되는 지난달 15일 천안에서 열린 ‘줌바 강사 워크숍’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응이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석자 1명이 검사를 거절당한 후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는가 하면 참석자 명단을 미리 확보하고도 뒤늦게 전수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크숍이 열린 지 열흘 뒤인 지난달 25일부터 참석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다.
이에 워크숍에 참석했던 A씨는 지난달 29일 천안의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절당한 A씨는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천안시가 지난달 28일 오후 워크숍 참석자 명단을 확인하고도 4일 뒤에야 검사를 받을 것을 줌바 강사들에게 통보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워크숍 한 참석자는 “대구 참석자를 포함해 강사 29명 명단을 시에 전화로 통보하고 이메일로도 제출했는데 그 후 (시가) 즉각적인 조사라든지 반응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천안시가 미적거리는 사이 워크숍에 참석한 강사 가운데 대구지역 강사를 포함, 모두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천안시의 늑장은 충남도의 타 시도 정보제공 시기가 늦어졌고,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졌다.
지난 5일 충남도로부터 통보를 받은 세종시에서는 전체 확진자 8명 가운데 7명이 천안 줌바 강사 워크숍에서 감염이 시작됐다.
특히 천안워크숍→줌바강사→수강생→접촉자로 이어지는 4차 감염 확인돼 세종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워크숍 참석자 명단을 확보하고 이 사실을 역학 조사관과 상의했으나 대부분 무증상자로 검사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관계자는 또 “워크숍 장소는 감염자들의 이동 경로상에 없었기 때문에 방역 등을 놓쳤고, 당시 역학 조사관이 확대해서 이 부분을 조사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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