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관위, 통합 지분 꼼꼼히 챙겨 줘
통합당에선 ‘역차별’ 불만도
열어 보니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 출신의 압승이었다. 4ㆍ15 총선 미래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 결과 이야기다. 통합당은 보수대통합 실무기구였던 통준위 출신 인사들에게 공천을 후하게 줬다. ‘보수대통합의 정신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통합 지분’을 챙겨준 것이다. 그러나 통합당 예비후보로 총선 출마를 준비해 온 인사들은 “역차별”이라며 반발한다.
9일까지 발표된 통합당 공천 현황을 보면, 통준위 인사 중 이날 공천 결과 발표 후 불출마를 선언한 정병국(경기 여주ㆍ양평) 의원을 제외한 9명이 공천을 받았다.
‘이언주계’로 불리는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의 약진은 단연 돋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을 거치며 경기 광명을에서 재선을 한 이 의원은 통합당에 입당한 뒤 보수진영의 ‘양지’인 부산 남구을에 공천됐다. 이 의원의 측근인 김원성 현 통합당 최고위원과 양주상 전 전진당 최고위원도 지역 연고가 없는 부산 북강서을과 경기 광명갑에서 각각 공천장을 받았다.
‘옛 안철수계’도 선전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서울 송파병에, 문병호 전 의원은 서울 영등포갑에 공천됐다. 재야 운동가인 장기표 전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경남 김해을에, 김은혜 전 통준위 대변인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전략공천이 확정됐다. 다만 박형준 전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하기로 공천 신청서를 냈다가,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철회했다.
후유증도 적지 않다. ‘큰집’인 옛 한국당에서 오랫동안 표밭을 다져온 인사들이 반발하는 까닭이다. 경기 광명갑에선 낙천한 예비후보 전원이 공관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경남 김해을 당원협의회도 장기표 전 위원장 공천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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