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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자금마저 너무 높은 문턱… 자영업자는 두 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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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자금마저 너무 높은 문턱… 자영업자는 두 번 운다

입력
2020.03.10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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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큰 피해를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대출 신청이 쏟아지고 있지만 문턱이 높아 지원 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지난 달 4일 경기 시흥의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큰 피해를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대출 신청이 쏟아지고 있지만 문턱이 높아 지원 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지난 달 4일 경기 시흥의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부산의 한 요식업체는 최근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동안 초·중·고교에 식자재를 납품해 오면서 올렸던 수입은 ‘제로(0)’로 떨어졌다. 회사 대표인 A씨가 급한 마음에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알아본 긴급대출도 허사였다.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선 매출 감소를 입증해야 하는데, 아예 매출이 ‘0원’인 A씨에게 대출 기관에선 “피해입증 서류가 없다”며 “곤란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그를 돌려보냈다.

코로나19 여파가 산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50일이 지났지만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우엔 까다로운 대출에 한숨만 짓고 있다.

9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사업자(광업·제조업 등은 10인)에게 최대 7,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공단의 경영애로자금 신청금액은 지난 5일을 기준으로 2조5,547억원에, 신청 건수는 4만9,177건에 달했다. 지역별 신청 비중을 살펴보면 경기(20%)와 서울(8.8%), 전북(7.9%), 부산(6.3%), 강원(5.7%) 등에 이어 코로나19 피해 중심 지역인 대구(3.9%) 및 경북(3.7%)까지 고르게 분포됐다.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전국에 걸쳐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애타는 소상공인들의 마음과 달리, 대출 집행 속도는 더디다. 실제 자금 집행은 대출 신청액의 3.8%인 990억원, 2,169건에 불과하다. 소진공(피해입증 서류 제출 후 확인서 발급)→지역신용보증재단(보증서 발급)→은행(대출)의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A대표처럼 피해 입증이 어려운 경우엔 첫 단계부터 막힌다. 인력도 모자라다. 밀려드는 신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 탓에 대출까지 1~2개월이나 걸린다. 이에 대해 소진공 관계자는 “최근에는 형식(피해입증 서류)에 얽매이지 않고 확인서를 바로 발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도 소상공인에겐 걸림돌이다. 서울의 한 소규모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 B씨는 “렌터카는 캐피털 업체를 통해 차량을 산 뒤 매달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특성상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렵다”며 “관광객이 급감해 수익이 전무한데 지원 정책은 제1금융권에만 국한돼 있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까다로운 피해입증 기준 완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지원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기업은 한시가 급한데 심사기준이 예전과 같다면 체감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모든 기업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부담경감 조치는 한 번에 묶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연간 최대 10억원(3년 간 15억원 이내)까지 대출해주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의 사전 상담신청 건수도 지난 5일을 기준으로 1,706건에, 금액은 5,484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집행은 이 가운데 10분의1 수준인 184건에, 445억원 규모에 머물렀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 몫으로 3,000억원이 긴급 수혈되면서 현재 대출 집행 속도가 다소 빨라지긴 했지만 자금 지원 신청 기업들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계속될 경우, 중소기업의 줄도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대출 자금이 안정적인 상황이라고만 볼 순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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