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재 효력정지 가처분빠르면 주중 법원 판단 나올듯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징계 효력을 정지시킨 뒤 25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직 연임에 나서기 위해서다. 법원의 판단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금감원의 중징계 효력을 멈춰 달라는 내용의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다. 동시에 징계 취소청구 본안소송(행정 소송)도 제기했다. 이번주 중 재판부가 정해지고 심문기일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감원은 1월 말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내리고, 이달 5일 징계 결과를 통보했는데, 이에 불복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다. 문책경고부터는 중징계로 임원은 연임은 불가해지고 3년간 금융권 취업도 제한된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이 연임에 나서려면 중징계 효력을 막을 수 있는 집행정지 신청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셈이다. 다만 금감원과 우리금융간 힘겨루기로 비춰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소송은 그룹이 아닌 손 회장 개인 차원에서 진행한다
법원은 늦어도 일주일 내에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 인용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에서 인용이 될 경우 금융당국의 제재 효력은 당분간 중지되고, 손 회장은 25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연임은 불가능해진다. 본안 소송에서는 핵심 쟁점이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경영진 책임 소재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상고가 거듭돼 대법원까지 갈 경우 최종 판결까지 2~3년 정도가 걸릴 수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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