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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입국 제한에 K팝 공연 줄줄이 취소ㆍ연기 ‘패닉’

입력
2020.03.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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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슈퍼주니어의 일본 공연 일정이 취소됐다. 레이블SJ 제공
코로나19의 여파로 슈퍼주니어의 일본 공연 일정이 취소됐다. 레이블SJ 제공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사실상 한국인 일본 입국을 금지하고 나서자 이달과 내달 열기로 예정돼 있던 K팝 가수들의 공연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일단 9일부터 이달 말까지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내달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기획사들의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이 상용, 회의 관광, 친족ㆍ지인 방문 등의 목적으로 90일 이내 기간 자국을 방문하는 경우 비자(사증)를 면제해 왔는데 이날 0시를 기해 이런 조치를 일시 중단하고 기존에 발급받은 비자의 효력도 중지했다. 비자를 새로 발급받아 한국에서 일본으로 입국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2주 동안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대기하도록 요구한다. 비자 발급 또한 한층 까다로워져 공연에 참여하는 가수와 스태프들이 모두 비자를 받게 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에 그룹 슈퍼주니어는 25일과 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단독 콘서트를 취소했다. 슈퍼주니어 일본 공식 홈페이지에는 6일 “일본 정부가 어제 발표한 입국자 억제책으로 인해 슈퍼주니어 공연 개최는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대체 공연의 유무, 환불 상세 내용 등은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겠다”고 공지가 올라왔다. 슈퍼주니어의 일본 공연을 진행하는 레이블SJ 측은 “이달 열릴 일본 공연은 일단 취소된 게 맞다”면서 “이후 공연 일정이 잡히게 되면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키즈도 21, 22일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이던 월드투어 공연을 취소했다. 앞서 레드벨벳은 요코하마에서 7, 8일 개최 예정이던 ‘라 루즈’ 투어 공연을, NCT 드림 역시 13~15일 도쿄에서 열 예정이었던 아레나 투어 ‘더 드림 쇼’를 취소했다.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단 이달 말까지만 적용되지만 한일 간 외교 갈등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내달 열릴 행사도 열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CJ ENM은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케이콘 2020 재팬(KCON 2020 JAPAN)’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CJ ENM 측은 “행사에 참가하려 했던 관람객, 아티스트, 스태프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며 “추후 일정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 ENM이 매년 일본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개최하는 케이콘은 K팝과 드라마뿐 아니라 뷰티, 푸드,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대표적 한류 축제다. K팝 스타들 콘서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컨벤션 등도 함께 열린다. 올해 일본 행사에는 트와이스와 아이즈원, 스트레이키즈 등이 공연 라인업에 올랐고 배우는 안효섭, 이성경, 이제훈의 참여가 예정됐다.

트와이스는 이달 개최 예정이던 도쿄돔 공연을 내달 15, 16일로 연기했지만 일본의 갑작스런 조치로 향후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현재 많은 대형 기획사들의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일본과 중국의 비중이 매우 큰데 현재 두 나라에서의 공연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 K팝 업계는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중화권 공연이 모두 취소된 데 이어 일본까지 막히면서 국내 K팝 기획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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