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전설들의 지략으로 뜨겁다. 시즌 개막 전 영국 일간지 더선이 선정한 2019~20시즌 ‘가장 먼저 경질될 감독’에 나란히 1위와 2위로 선정됐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47) 감독과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41) 감독이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순항하고 있다.
맨유의 솔샤르 감독은 지난 시즌 조제 모리뉴(57) 전임 감독이 시즌 도중 경질되며 감독 대행을 맡은 바 있다. 당시 19경기 동안 14승 2무 3패라는 호성적을 냈다. 그 덕분에 시즌 막판 정식 감독에 임명됐다. 하지만 정식 감독 부임 이후 2승 2무 6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과 팬들의 우려를 산 이유였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은 자신에 대한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솔샤르 감독은 강한 압박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대표되는 전성기 시절 맨유의 팀컬러를 되살렸다. 리그 최저 실점 4위(30실점)라는 수비력을 앞세워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 첼시와의 승점 차도 3점에 불과하다.
9일(한국시간) 열린 시즌 마지막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3승 1패를 기록, ‘전설’ 알렉스 퍼거슨(78) 감독에 이어 10년 만에 맨시티에 리그 2전 전승을 올렸다. 이날 승리로 솔샤르 감독은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성했다.
첼시의 램파드 감독의 경우 솔샤르 감독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첼시는 시즌 개막 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이적시장 활동 금지 징계를 받았다. ‘에이스’ 에당 아자르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램파드 감독은 지난 시즌 2부리그인 챔피언십의 더비 카운티에서 첫 감독 지휘봉을 잡았던 ‘신인 감독’이기도 하다.
보강 없이 누수만 있었지만 램파드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이번 시즌에만 무려 8명의 신인 선수들을 EPL 무대에 데뷔시켰다. 데뷔는 했으나 그 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신인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줬다. 램파드 감독의 과감한 신인 선수 기용은 극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첼시는 신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성기를 함께했던 전설들이 감독으로 돌아와 팀에 ‘승리 DNA’를 주입하는 모습이다. 최근 감독 교체가 잦았던 양팀 모두 전설 출신 감독들의 활약 속에 미소를 짓고 있다.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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