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 어느덧 49일째를 맞았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의료진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장기전’이 지속될수록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응원 메시지가 전국 각지에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최전선인 진료 현장에는 의료진이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진은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단 한 사람의 일손도 절실한 상황이다 보니 전국 신임 공중보건의들은 군사훈련을 생략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이제 갓 정식 계급장을 단 신임 간호장교들 또한 자대는 구경조차 못해 보고 대구로 향했다. 보조 인력과 더불어 의료진에게 큰 힘이 되는 응원 메시지도 전국 각지에서 답지하고 있다. 8일 대구시 중구 계명대 동산 의료원 게시판은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과 함께 감사 문구를 담은 편지들로 빼곡했다.
바이러스의 병증과 싸우는 확진자를 비롯해 힘겨운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는 자영업자를 향해서도 응원의 목소리가 전해진다. 자영업자의 경우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완치까지 아무런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으므로 코로나19가 더욱 무섭다. 며칠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서울 송파구 아이스크림 가게의 사례는 이와 같은 우려가 실제 일어난 경우다. 확진 판정을 받고 건강과 생계 모두를 위협받게 된 점주를 위해 인근 주민들은 응원 메시지를 적은 포스트잇을 점포 앞에 빼곡히 붙여 힘을 보탰다.
최전선에 있지 않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에선 모두가 피해자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억눌리는 것은 물론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도 연일 시달린다. 지역사회와 지자체 등이 골목마다 ‘함께 이겨내자’는 현수막을 내걸고 용기를 전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8일 전국에서 봄 기운이 살아나며 기온이 크게 올랐다. 바이러스는 높은 온도에 약하다는 학설이 있는데, 마침 가파르게 오르던 일일 확진자 증가세도 요 며칠 주춤하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안심할 순 없지만 뜨거운 응원의 온기까지 전해져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라도 더 빨리 진정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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