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VIP실버케어 전 직원… 훈훈한 감동
8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수원VIP실버케어(요양원). 11층 규모의 요양원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출입구인 1층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닫힌 문에는 이런 안내문구가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폐쇄합니다.’
그러나 ‘폐쇄’라는 말과 달리 요양원 안쪽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간호사 등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폐쇄 안내문을 붙여 놓고, 문을 잠근 채 일을 보는 사람들은 무엇일까. 김묘린 요양원 대표로부터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직원들과 논의 끝에 자체적인 코호트 격리를 결정,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원환자 대부분이 전염병에 취약한 노인들이고, 중증 환자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들 보호를 위해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 스스로 환자들과 함께 요양원에 몸을 묶은 것이다. 참여 직원은 모두 54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2주간의 자발적 코호트 격리를 선언했다. 요양원에는 현재 중증 환자(거동 불가) 71명, 거동 가능 환자 21명 등 모두 91명이 입원해 있다.
자발적 코호트 격리에 처음부터 모든 직원이 동의한 것은 아니다. “굳이 우리가 먼저 나서서 할 필요가 있냐”는 등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매일 출ㆍ퇴근하는 우리 중 하나라도 감염되면 우리 요양원에 입원한 91명 모두 위험해진다”는 사실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전 직원이 참여하면서 자체 격리에 돌입했다는 게 요양원 측 설명이다. 의료진과 직원들은 빈 병실을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한수림 간호팀장은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직원, 부모님 걱정에 ‘격리’라고 말 못한 직원, 노모를 다른 간병인에게 맡기고 참여한 직원 등 사연은 차고 넘친다”며 “모두가 이번 사태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존 업무 외에 연장 근무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한정된 공간에서 반복되는 ‘내무 생활’에 피로를 호소하고 있지만 서로 격려하며 지내고 있다.
김혜민 요양원장은 “솔직히 부담은 됐지만 김 대표와 직원들이 선뜻 나서줬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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