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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 확산 막으려 병동 분리했는데… 비호흡기 병동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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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 확산 막으려 병동 분리했는데… 비호흡기 병동 뚫려

입력
2020.03.08 16:52
수정
2020.03.08 23:43
5면
0 0

분당제생병원서 병동 간 전염 확인

확진자 많이 나온 81병동 입원했다

내과 82병동으로 옮긴 후 확진

8일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에 의료진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 구급차로 이송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병원 안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에 의료진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 구급차로 이송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병원 안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호흡기ㆍ비호흡기 환자를 구분해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인 분당제생병원의 비호흡기 병동까지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병동에서 비호흡기 병동으로 옮긴 환자가 감염되면서 병원 내 집단감염이 우려된다. 이미 퇴원한 환자까지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로의 확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보건당국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발병 전 퇴원한 환자 가운데 2명이 확진자로 판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이 병원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었다.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모두 이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나온 이달 5일 이전에 퇴원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거주자 A씨(64)는 지난달 4~29일, 경기 광주 거주자 B씨(64)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호흡기병동인 81병동에 머물렀다. 신종 코로나가 감염 초기에도 강한 전파력을 갖는 만큼 퇴원환자가 확진 전까지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 감염원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분당제생병원에서 현재까지 확진된 13명 중 입원환자 4명, 퇴원환자 2명은 모두 같은 병동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나머지 7명은 의료진 6명과 입원환자의 배우자 1명이다.

병동 간 바이러스가 이동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면서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는 60세 남성 C씨와 분당제생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D씨(50ㆍ여)가 전날 추가로 확진됐다. C씨는 확진자가 쏟아진 81병동에 지난달 23일 입원했다가 이달 4일 내과병동인 82병동으로 옮겼고, D씨는 81병동에서 확진된 다른 간호조무사와 밀접 접촉했다. 이들을 통해 다른 병동에서도 의료진이나 환자들의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이유다. 병원 측은 이날까지 의료진, 환자, 직원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인데 결과에 따라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도 호흡기 증상만 없으면 비호흡기 병동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은 국민안심병원 체계의 한계로 지적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초기에도 전파력이 아주 세 국민안심병원 시스템으로 완벽 방역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호흡기 환자 전담병원을 임시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앞서 울산대병원도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7일 응급의료센터 의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응급실을 폐쇄했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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