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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입국 제한에 유학생ㆍ회사원 출장 ‘대혼란’...日기업 입사 미뤄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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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입국 제한에 유학생ㆍ회사원 출장 ‘대혼란’...日기업 입사 미뤄 ‘멘붕’

입력
2020.03.08 17:43
수정
2020.03.08 19: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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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일본으로 가는 탑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9일부터 양국 국민에 대한 90일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한다. 일본이 사전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입국 규제 강화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하자 우리 정부가 일대일 맞대응 조치를 취한 것이다. 영종도=뉴스1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일본으로 가는 탑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9일부터 양국 국민에 대한 90일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한다. 일본이 사전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입국 규제 강화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하자 우리 정부가 일대일 맞대응 조치를 취한 것이다. 영종도=뉴스1

일본 정부가 갑작스럽게 한국 입국자 제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및 업무차 출장을 준비하는 회사원 등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일본 정부 측은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우려 속에 심각한 한일 외교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4월에 개학하는 일본 대학의 학사 일정을 감안해 느긋하던 일본 유학생들의 발등에 우선 불이 떨어졌다. 일본 측 입국 제한 조치가 9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한국에 있는 유학생들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귀국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일본 대학 입학 예정자인 김모(20)씨는 8일 통화에서 “일본 정부 발표를 보고 서둘러 항공권을 구입했다”며 “원래는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고 월말쯤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서둘러 출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입국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로 제한한 상태지만, 자칫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종호 일본 대학 입시 전문학원 이치고이치에 대표는 “8일 이전에 돌아간 학생들은 문제가 없지만 못 돌아간 학생들은 피해가 클 것”이라며 “입국 제한 조치가 연장될 경우 휴학을 해야 하는 등 학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잠시 귀국한 이들도 서둘러 일본으로 돌아갔다. 8일까지 일본에 입국하지 못할 경우 기존 비자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도쿄 소재 회사에 근무하는 박해영(30)씨는 “첫 휴가를 쓰고 부모님을 뵈러 지난주 귀국했는데 일본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바로 떠나게 됐다”면서 “사전 예고도 없는 조치라 황당하기만 하다”고 했다.

일본 출장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들도 서둘러 일본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12일 일본 회사측과 미팅을 하기 위해 전날 출발하는 항공권을 구입했던 회사원 구모(45)씨는 8일 출국티킷을 서둘러 구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구씨는 “9일 이후 입국하는 한국인은 모두 2주일간 격리상태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출장 일정에 여유가 있더라도 앞당겨 일본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일본 기업 입사예정자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취업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글이 속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기존 취업비자까지 정지시키고 신규 비자를 틀어막은 탓에 일본 기업들로서는 한국인 취업준비생들을 고용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취준생 윤상우(32)씨는 “그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취업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황인데 코로나 사태까지 터져 취준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행 ‘출국 러시’가 이어지며 항공권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항공권 검색엔진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평소 5만원대로 구입가능했던 서울-도쿄 항공권은 3배 이상 높은 15만 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발 한국행 항공편이 제한되면서 역으로 한국으로 급히 귀국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9일 이후부터는 일본발 한국행 항공편 출발지가 도쿄 나리타 공항과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제한되는 것은 물론, 운항 편수도 각각 2편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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