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이 MBC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부른 ‘합정역 5번 출구’의 작사ㆍ작곡가가 이 노래가 선거 유세에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혔다. 유재석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부른 ‘사랑의 재개발’이 선거 유세 음악으로 사용되는 반면 ‘합정역 5번 출구’는 선거송으로 쓸 수 없게 된 사연을 밝힌 것이다. ‘사랑의 재개발’은 작사가 김이나, 작곡가 조영수가 썼으며, ‘합정역 5번 출구’의 작사는 작사가 이건우와 유재석이, 작곡은 작곡가 박현우가 맡았다.
‘합정역 5번 출구’를 쓴 이건우 작사가는 최근 YTN의 시사 프로그램 ‘시사 안드로메다 시즌4’에 출연해 “‘합정역 5번 출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사를 이건우, 유산슬이 함께한 걸로 돼 있다”며 “작사가 이건우, 작곡가 박현우가 허락한다 해도 유산슬이 허락해주지 않으면 선거 로고송으로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우, 박현우는 이 곡이 선거 유세 음악으로 사용되기를 바랐지만 작사에 참여한 유재석이 반대했다는 이야기다.
이건우 작사가는 또 “유재석이 ‘선생님, 웬만하면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의향을 밝혔다”며 “(유재석이) 풀어줬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혜은이의 ‘질투’, 양수경의 ‘차가운 유혹’, DJ DOC의 ‘미녀와 야수’, 솔리드의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김건모의 ‘스피드’,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등 1,000곡 이상을 작사한 가요계 유명 작곡가다.
이건우 작사가는 이 프로그램에서 “내가 작사한 ‘사랑은 아무나 하나’ ‘아모르 파티’도 선거 로고송으로 많이 쓰였다”며 “작사ㆍ작곡가에게는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되는 것이 보너스와 같은 것인데 조금 아쉽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저작권이 있는 곡을 선거 유세에 활용하기 위해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1곡당 50만원의 복제사용료를 내야 하고, 작곡가와 작사가에겐 10만~300만원의 인격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사랑의 재개발’의 경우 인격권료가 1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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