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ㆍ여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호응한 개신교 대형 교회들의 주일 교회당 예배 중단 국면이 고비를 맞고 있다. 반발 조짐이 감지된다.
8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기언)이 7일까지 사흘간 각 홈페이지 공지로 국내 주요 개신교단 대형 교회 340곳의 이날 주일 예배 형태를 파악한 결과, 이 중 240곳(70.5%)이 종전 교회당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소극적 자제’는 20곳(5.9%)이다. 교회당에서 보던 주일 예배 횟수를 축소하거나 목사ㆍ장로ㆍ권사 등 임직자만 예배를 보는 경우, 온라인 예배를 권하지만 신도가 교회당 예배에 오면 참석을 안 막는 경우다. 30곳(8.8%)은 이날 예배를 어떻게 할지 공지하지 않거나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와 상관없이 교회당 주일 예배를 지속하겠다고 알린 곳은 50곳(14.7%)이었다.
교회당 예배가 강행되는 교회를 교단별로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 교회 105곳 중 11곳(10.4%) △예장 합동 103곳 중 13곳(12.6%)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 101곳 중 17곳(16.8%)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등 기타 7개 교단 31곳 중 9곳(29.0%)이었다.
한기언 관계자는 “지난주나 이번 주까지는 교회를 폐쇄하거나 예배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다음 주에는 예배를 재개하는 곳이 많을 수도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실제 서운해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개신교 연합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전날 국회가 본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곧바로 입장을 내고 “일부 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게 마치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인 것처럼 오해를 낳는 결의안을 채택한 국회에 심히 유감”이라고 국회를 비판했다.
한교총은 “한국 교회는 6만여 교회 중 극소수 교회에서만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자발적 집회 중단에 협조하고 있다”며 “시장이나 백화점, 극장과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전국 동종 업체들에 문을 닫을 것을 요구하지 못하는 국회가 교회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ㆍ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많은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 개신교 연합 기관 한교총은 애초부터 교회당 주일 예배 강행을 말리던 단체다. 한교총 관계자는 “개신교 예배를 불교나 천주교 등 다른 종교 집회와 동일시하는 건 적절치 않다” “국회가 권고 결의안까지 낼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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