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됐지만 월 임대료 6만원도 안 돼…소득 낮은 미혼 여성 근로자들 거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46명 발생해 코호트 격리 조치된 대구 한마음아파트에 주민 142명 중 94명이 신천지 신자로 드러나자 해당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하나의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방역 조치다.
7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한마음아파트는 달서구 성당동 대구시 종합복지회관 내 위치한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임대아파트로, 미혼 여성 근로자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 1985년 7월 준공됐다. 따라서 입주 자격도 대구지역 사업장에 3개월 이상 재직한 35세 이하 미혼 근로여성으로 제한돼 있다. 계약기간은 2년이고 1회 연장 가능하다.
아파트 전체 규모는 면적 3,654㎡에 지상 5층의 2개동으로 총 100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중 단독세대는 50세대, 2인실이 49세대, 나머지 1세대는 견본주택이다.
내부 규모는 세대 당 면적이 36.36㎡(약 11평)로 협소하다. 방 2개와 주방, 화장실, 베란다를 갖췄다.
이 아파트는 올해로 준공한 지 35년이나 돼 낡은 편이지만, 월 임대료가 저렴해 모집 때마다 신청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세대 2명이 입주하도록 돼 있어 큰 방을 쓰면 월 임대료가 3만2,000원, 작은 방은 2만2,000원이다. 단독세대도 월 임대료가 5만4,000원으로 저렴하다. 임대료가 낮아 근로소득이 많지 않은 미혼 여성들이 주로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세대도 있지만 대부분 한 세대를 2명씩 함께 살고 있다. 대구시가 코호트 격리 조치를 한 것도 한 세대 내 확진자와 확진자가 아닌 주민이 함께 거주하고 신천지 신자와 신자가 아닌 주민이 함께 살아 감염 확산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대구시 조사 결과 아파트 주민 142명 중 94명이 신천지 신자로 파악됐다. 또 확진 판정을 받은 46명 모두 신천지 신자였다.
대구시는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출입을 통제하며 택배, 배달 등도 통제한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확진자 중 1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32명은 입원 대기 중이다. 또 현재 외부인은 물론이고 주민도 출입할 수 없다.
한마음아파트는 최근 확진 환자 10명이 발생한 대구 남구 문성병원과 200여m 거리에 있다. 또 문성병원 직원 1명도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한마음아파트 주민 가운데 문성병원 직원이 한 명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확보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을 토대로 한마음아파트와 같은 신천지 신자 집단 거주 시설로 의심되는 10곳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해 해당 시설들에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구=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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