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베트남 내 16번째 마지막 확진자가 나온 지 23일 만이다. 특히 이번 확진자가 하노이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에 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베트남 중앙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7일 징(ZING) 등 현지 온라인 매체에 따르면, 영국과 이탈리아ㆍ프랑스 등을 여행한 뒤 지난 1일 하노이로 입국한 26세 여성 A씨가 전날 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달 15일 영국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하노이를 떠났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18일 방문했으며, 25일 프랑스 파리 등을 여행한 뒤 29일부터 기침 증상을 보였다. 귀국한 A씨는 자가 격리를 이어가다 5일 베트남 중앙 열대 병원에 입원했다.
문제는 A씨의 근무지가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하노이 서호에 위치한 호텔이라는 점이다. 하노이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서호에는 주로 일본인들이 모여 살고 있으며, 한국 주재원 일부도 이 지역 레지던스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또 호수 인근 대형 호텔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다수 머무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신속히 움직였다. 전날 밤 11시부터 부총리 주재 긴급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A씨 근무 호텔 등 서호 일부 지역을 이미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확진자 16명을 모두 완치시켰다”며 코로나19 대응 성공을 자부한 베트남 정부 입장에선, 수도에서 코로나19가 퍼져나가거나 외국인이 감염되는 상황만큼은 최대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입원하기 전까지 5일 동안 하노이 시내 곳곳을 돌아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A씨가 ‘슈퍼 전파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그의 동선을 세부적으로 확인 중이다. 또 A씨와 함께 귀국한 197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의 신원 및 정보 파악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