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이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불은 단순히 제네시스 GV80에 대한 관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제네시스 GV80와 유사한 가격대를 갖고 있는 ‘수입 대형 SUV’에 대한 관심 역시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의 주인공 볼보 XC90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제네시스 GV80과 비교를 하더라도 유사한 체격, 3열 구조,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대안 혹은 ‘비교 대상’으로 떠올리기 좋은 차량이기 때문이다.
이에 볼보 XC90 T6 인스크립션을 다시 시승하게 됐다.
볼보 XC90은 브랜드의 SUV 라인업에의 최상단에 자리한다. 이에 4,950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1,960mm와 1,770mm에 이르며 여유롭고 큼직한 체격을 단 번에 누릴 수 있다. 참고로 볼보 XC90의 공차중량은 2,120kg으로 체격 등에 비해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편이다.
명료하게, 그리고 고급스럽게
최근 일부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 ‘과도한 선의 연속’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볼보는 깔끔하고 간결한 느낌의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대대적인 디자인 개선을 이뤄냈다는 현재의 볼보의 디자인은 전통적인 ‘균형적이고 직선 중심적인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실제 다시 마주하게 된 볼보 XC90은 유니 타입으로 개선된 새로운 아이언 마크와 이에 합을 이루는 새로운 디테일의 프론트 그릴을 제시한다. 덕분에 여전히 명료하고 직관적인 시그니처 라이트 유닛인 ‘토르의 망치’ 헤드라이트의 구성은 무척 완성도 높였다. 참고로 이러한 디자인은 볼보의 모든 차량에 적용된 모습이다.
측면에서는 대형 SUV의 감성이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긴 전장과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균형감이 돋보인다. 특히 헤드라이트 위쪽에서 시작된 유려한 라인은 프론트 펜더는 물론 도어 패널을 가로지르며 건장한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여기에 간결한 라인과 명료한 윈도우 실루엣 역시 ‘여유’를 자아낸다.
후면의 경우에도 볼보의 감성이 돋보인다. 간결하게 다듬어진 실루엣, 그리고 유려함이 돋보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더해져 더욱 매력적이고 세련된 감성을 연출한다. 이전의 볼보들이 선보였던 디자인에 비해서는 한층 화려해진 현재의 디자인이지만 볼보 특유의 ‘단정하다’는 느낌도 여전히 느껴져 ‘볼보의 감성’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공간
볼보 XC90이 데뷔한지 제법 긴 시간이 지났으나 XC90의 실내 공간은 여전히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공간을 갖췄다. 소재의 과도한 연출보다는 ‘북유럽 특유의 부드럽고 여유로운’ 고급스러움이 효과적으로 전해진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카본파이버 패널이나 독특한 질감의 패브릭, 혹은 헤어라인을 가득 넣은 메탈 피니시 등을 더하기 보다는 마치 ‘자연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소재 구성에 있어서도 한층 만족스러운 모습을 제시한다. 덕분에 그 누구라고 만족하고, 또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는 존재로 느껴졌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과 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한 계기판은 우수한 시인성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길쭉한 세로형 디스플레이 패널은 다양한 기능을 보다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기능적인 만족감’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B&W 사운드 시스템의 매력이 더해진 만큼 ‘차량의 가치’가 한층 돋보인다.
공간에 대한 만족감도 충분하다. 제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형 SUV의 존재감을 제시하는 긴 전장이나 전폭, 그리고 휠베이스 덕분이다.
실제 1열의 경우에는 인체공학적으로 구성된 시트가 탑승자를 대응하며 넉넉한 레그룸이나 헤드룸을 제공해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다만 시트 조절이 다소 답답하다는 ‘볼보 특유의 특징’이 담겨 있긴 하지만 충분히 고급스러운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2열 시트와 3열 시트는 시트의 디자인이나 착좌감 부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2열 공간은 넉넉한 공간과 함께 우수한 품질의 시트를 통해 타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의 뒷좌석만큼이나 여유롭고 안락함을 느낄 수 있으며 헤드룸 역시 체형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3열 공간의 영우에는 레그룸이 협소에 성인 남성이 앉기엔 부담스럽다.
3열 시트를 사용할 때에는 적재 공간의 활용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3열을 접게 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실제 볼보 XC90의 3열 시트를 접었을 때에는 1,019L의 공간을 확인할 수 있으며, 40:20:40 분할 폴딩 기능을 지원하는 2열 시트까지 접었을 때에는 1,868L에 이르는 넓은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T6 엔진을 품은 XC90
볼보 XC90의 보닛 아래에는 볼보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낸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32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2.0L T6 엔진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조합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볼보 XC90 T6는 정지 상태에서 단 6.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우수한 주행 성능은 물론이고 복합 기준 9.3km/L(도심: 8.2km/L 고속: 11.1km/L)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수치는 체격과 성능 등을 고려할 때 ‘합당한 수준’이라 생각된다.
기본과 발전, 그리고 프리미엄의 드라이빙
볼보 XC90 T6 인스크립션과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마주하니 ‘만족감’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개방감이 돋보이는 깔끔한 인테리어 패키지와 컬러에 대한 만족감은 물론이고 소소한 디테일에 있어서 ‘볼보의 프리미엄’을 직관적으로 누릴 수 있다.
다만 시동을 걸었을 때 올라오는 진동은 제법 큰 편이다. 그러나 플래그십 SUV인 만큼 정숙성 부분에서는 확실한 매력을 드러내기 때문에 ‘불쾌감’으로 이어지진 않아 충분히 만족하며 주행을 시작할 수 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320마력과 40.8kg.m의 토크가 전개된다. 제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본적인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의 힘은 충분한 모습이다. 엔진의 반응도 우수한 편이라 운전자로 하여금 만족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러한 주행을 이어다가 보면 ‘배기량의 존재’는 분명 느껴진다. 페이퍼 스펙 상으로는 결코 부족한 모습인 없지만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차량의 무게 등으로 인해 경쟁사의 V6 사양의 SUV 등이 자신하는 ‘배기량의 여유’가 조금은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기어트로닉 8단 자동 변속기의 만족감도 우수하다. 볼보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성격’ 상 변속기의 셋업이나 성격이 기민하고 폭발적인 역동성을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엔진과의 호흡을 맞춰 만족스러운 주행을 연출한다.
기본적인 변속 질감도 매력적이기 때문에 주행 환경에 맞춰 대다수의 주행 환경 위에서도 주행 내내 낮은 RPM을 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류에 흔들리지는 않는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 보면 어느 정도 기계적인, 볼보의 감성이 담겨 있지만 ‘현대적인 다단화 변속기’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볼보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과거의 XC90와 유사한 느낌이다. 실제 XC90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작에 대해 차량이 반응하는 것 또한 초대 XC90와 같이 단단하면서도 견고한 느낌을 제시한다.
하지만 볼보 전통의 감성을 이어가는 고유한 셋업 위에 ‘시간의 경험’으로 섬세하게 다듬은 하체의 셋업을 통해 일상적인 주행에서 만나게 되는 자잘한 충격이나 흔들림은 무척이나 깔끔하게 다듬어 ‘프리미엄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드라이빙에 있어 ‘기능적인 매력’ 또한 빠지지 않는다. 실제 볼보 XC90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행 보조 시스템 중 최고로 뽑히는 ‘파일럿 어시스트’가 적용되어 주행의 부담을 줄이는 건 물론이고 드라이빙의 매력을 한층 높이는 B&W 사운드 시스템 덕분에 주행 내내 ‘즐거운’ 그리고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좋은점: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 요소 모든 것
아쉬운점: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좁은 공간, 작은 체격
과거 마무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존재
볼보 XC90은 지금까지의 볼보가 걸어 온 길에 방점을 찍는 존재다. 그 동안 쌓아 올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하며 ‘볼보’ 브랜드의 가치를 한껏 과시하고 있고, 이러한 ‘성과’를 앞으로 지리의 품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과연 볼보는 앞으로 어떤 성과,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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