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간 뉴욕타임스 보도…WHO 공식 답변은 거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주 국제경기연맹의 의료 담당자들과 ‘무(無)관중’ 도쿄올림픽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의 연기나 취소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지만 지난 4일 WHO의 권고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 개최 연기설 등이 불거져도 일본 정부가 굳은 개최 의지를 보인 반면 국제 기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NYT는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WHO 관계자를 인용해 WHO가 지난주 국제경기연맹 의료담당자 수십명과 관중 없이 도쿄올림픽을 개최했을 때 손익에 대한 전화회의를 2시간에 걸쳐 했다고 전했다. 국제경기연맹은 IOC 협력단체로 올림픽 경기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관객 없이 1만명의 선수단만 참여하는 대회를 열었을 때 파급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WHO 측은 운동선수와 관중, 경기 운영 참가자 등을 위해 감염자 선별 체계를 만들고 국가ㆍ지역별 감염병 발병 위험 개요를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별로 실내에서 열리는지, 대면 접촉이 있는 운동인지 등을 나눠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10만명에 육박하면서 4개월 앞으로 다가 온 도쿄올림픽의 개최 여부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NYT는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 등을 사례로 들며 무관중 스포츠 경기가 일종의 ‘새로운 표준(뉴 노멀)’이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오는 20일 미야기현에서 열리는 올림픽 성화 도착행사는 관객 없이 진행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무관중’ 도쿄올림픽은 일본으로선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다. 경기 티켓 판매 수익 등을 따져보면 적어도 8억5,000만달러(약 1조98억원)를 도쿄조직위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WHO는 해당 회의가 비공식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다만 타릭 자사레빅 WHO 대변인은 NYT에 “WHO는 스포츠 행사를 취소하거나 허용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공중 보건 지도 및 권장 사항’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부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