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측 “병원측 부실 대처로 확진자 확산…직원에게 책임 떠넘겨”
대구 문성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종용해 잡음이 일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병원 측의 허술한 대처로 일어난 상황의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문성병원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24일. 병원 측은 주차 관리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병실폐쇄와 외래진료 중단 없이 병원을 운영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 대상 간호사들에게 무급휴가를 종용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보건당국에 의해 입원이나 격리된 경우에는 유급휴가를 해줘야 하지만 확진자 접촉 의혹이 있는 자의 자가격리에 대해서는 유상휴가를 권고할 수 있을 뿐이다.
2일에는 자가격리 조치한 인원 일부를 포함해 8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병원 측은 자가격리자에게 무급휴가를 종용했다. 이에 직원들은 병원 측의 부실 대응이 이 같은 상황을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주차 관리원이 첫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주차장 관리자와 접촉한 이들을 찾는 메시지를 돌리기만 했다. 병원 측은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내부 불만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한 직원은 “병원 측이 확진 사실을 은폐하고 허술한 대처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데, 결국 직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문성병원에서 직원 3명, 환자 3명, 간병인 1명과 문성교회 3명으로 총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병원 측이 현재까지 47명의 검사를 의뢰했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검사가 끝난 후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대표 전화로는 접수ㆍ수납만 받기 때문에 병원장이나 관계자들이 연결이 되지 않는다”며 “추후에 따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으나 빈말에 그쳤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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