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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두바이 군주의 두 딸 납치 사주,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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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두바이 군주의 두 딸 납치 사주, 사실이었다”

입력
2020.03.06 17:40
수정
2020.03.06 23:2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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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무고한 피해자 구제에 집중해 온 영국 인권단체 ‘디테인드 인 두바이’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셰이카 라티파 빈트 아흐마드 알막툼 두바이 공주의 동영상. 그는 이 동영상에서 두바이 탈출 계획을 밝혔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의 무고한 피해자 구제에 집중해 온 영국 인권단체 ‘디테인드 인 두바이’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셰이카 라티파 빈트 아흐마드 알막툼 두바이 공주의 동영상. 그는 이 동영상에서 두바이 탈출 계획을 밝혔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법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군주가 두 딸의 납치를 사주하고, 전 부인을 협박했다는 내용의 ‘막장 드라마’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간 아버지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0)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를 피해 국외 탈출을 시도했던 라티파 공주의 주장이 허언이 아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5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앤드루 맥팔레인 잉글랜드ㆍ웨일스 가정법원 판사는 이날 무함마드 군주가 딸 샴사와 라티파 공주의 납치 사건을 사주하고, 6번째 아내였던 하야 빈트 알 후세인(45) 공주를 협박했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공개했다. 하야 공주가 지난해 4월 UAE를 탈출한 후 영국에서 무함마드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현지 법원은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야 공주는 지난해 7월 전 남편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달라며 영국 법원에 ‘학대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함께 데리고 온 8세 아들과 12세 딸의 후견인 자격도 신청했고, 샴사ㆍ라티파 자매에 대한 납치 및 강제 구금 관련 사실관계도 밝혀달라고 청원했다. 이후 8개월의 심리 끝에 영국 법원이 무함마드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하야 공주의 주장도 받아들여졌다.

맥팔레인 판사는 2000년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에 살았던 샴사 공주가 두바이로 강제 소환됐으며, 지난 20년 동안 상당한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판단했다. 라티파 공주 역시 2002년과 2018년 두 차례 두바이로 붙잡혀 간 것으로 확인됐다. 라티파는 2018년 3월 두바이 탈출 계획을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했고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된 ‘노스트로모’라는 이름의 요트를 타고 탈출을 결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인도 고아주 해안으로부터 50㎞ 떨어진 바다에서 해양 경비대에 가로막혔다. BBC는 그 해 12월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라티파가 16세 때 처음 탈출을 시도했다가 국경에서 붙잡혀 3년간 학대를 당했으며, 두 번째 계획을 7년 동안 준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함마드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아이들과 연관된 아주 개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녀들의 복지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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