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안전하다던 국민안심병원… ‘정부 최선책’마저 뚫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안전하다던 국민안심병원… ‘정부 최선책’마저 뚫렸다

입력
2020.03.06 18:02
수정
2020.03.06 23:42
4면
0 0

분당제생병원 간호사 등 9명 확진… 외래 진료 응급실 운영 중단

청도대남병원 ‘클린존’에서도 환자 2명ㆍ간호사 1명 추가 확진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등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진료가 중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6일 오전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수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등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진료가 중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6일 오전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수

정부가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한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9명이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병원 내 집단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에선 첫 번째, 확진환자 14명이 나온 서울 은평성모병원까지 합하면 수도권에서 발생한 두 번째 병원 내 집단감염 사례다. 특히 분당제생병원은 지난달 27일 이후 호흡기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동선을 분리해 병원내 신종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 국민안심병원으로 운영되어왔던 터라 충격이 적지 않다. 사실상 정부가 가동할 수 있는 최선의 병원감염 확산 방지책이 뚫렸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6일 “분당제생병원에 대한 국민안심병원 해제까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당국과 경기 성남시에 따르면 분당구 서현동 소재 분당제생병원에서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입원 환자 3명, 환자 보호자 1명 등 9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병원은 이날 오전 0시 30분부터 외래 진료와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576병상을 갖추고 1,400여명이 근무하는 지역 거점대형병원인 분당제생병원이 멈춰선 것이다.

손영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홍보관리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호흡기 질환자 동선 쪽 환자들만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역학 조사결과 호흡기 환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만 신종 코로나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올 경우 해당 부분만 폐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감염경로가 비호흡기 환자들의 동선과도 겹치는 것으로 나오면 국민안심병원 해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당국과 병원은 지난 3일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다가 폐렴 증상을 보인 남성 암 환자 A(74)씨나 1일 폐렴으로 병원을 찾았던 B(77ㆍ여)씨를 통해 병원 내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 거주하는 A씨는 입원 중이던 5일 신종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곧바로 그와 접촉한 의료진, 입원환자 8명에 대한 격리와 진단을 시행했다. A씨는 앞서 지난달 25~28일에도 이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1일에는 심한 딸꾹질 증상으로 응급실 진료를 받는 등 확진 전에 수 차례 병원을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만일 발병시점이 첫 병원방문 때인 지난달 25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와 접촉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규모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게 된다.

확진자인 B씨의 경우 A씨와 함께 호흡기 질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본관 8층 81동에 함께 머물렀고, 이들은 약 40여분간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와 조무사도 이곳에서 일했다.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A씨가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그의 가족은 음성으로 나왔다”라며 “단정지을 순 없지만 A씨와 B씨 중에 병원 내 첫 전파자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제생병원은 이들과 동선이 겹치는 직원과 의료진, 환자 등 171명에 대한 검체를 채취해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실시했으나 추가 확진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추가적인 병원 내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6일부터 분당제생병원 밀접 접촉 직원부터 시작해 모든 직원과 환자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며 “분당제생병원과 협조해 원내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해당 시설에 대해 방역소독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선 신종 코로나 청정구역인 ‘클린존’마저 뚫리며 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곳 3층 소재 클린존에서 병실을 운영하던 청도노인요양병원에서 환자 2명과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됐다. 이들 중 1명은 85세 환자로 지난 4일 오전 10시에 사망했다. 그는 지난달 18일부터 가래가 있어 같은 달 21일 진단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으로 나왔다. 이후 발열이 생겨 24ㆍ28일, 이달 1일 등 세 차례 검사를 더 했지만 역시 음성이었다. 그러나 이달 3일과 사망 후인 5일 진단검사에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보건당국은 집단감염이 발발한 청도대남병원 5층 정신병동은 폐쇄하고 비감염 환자와 의료진이 남은 3층을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하며 청정구역으로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해당 구역 내 함께 머물고 있는 60여명의 다른 환자들과 의료진의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도시락 배달 외 외부에서 노인요양병원을 들른 경우는 검체를 채취한 의료진이 전부”라고 말했다.

세종=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y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