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EPL에 ‘무관중 경기’ 권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EPL 차원에서 경기 전 선수 간 악수를 금지한 데 이어, 영국 정부에선 사실상 ‘무관중 경기’를 권고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시작된 무관중 경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인다.
영국 BBC는 6일(한국시간) 영국 정부가 EPL에 무관중 경기를 사실상 권고했다고 전했다. 전날 EPL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번 주말부터 경기 전 선수들과 심판이 나누는 ‘페어플레이 악수’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하루가 다르게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조금 더 강력한 주의 태세를 갖춘 모습이다.
BBC에 따르면 EPL 사무국은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권고사항을 담은 서한을 각 구단 사장들에게 보냈다. 이 서한에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상 진행 △무관중 경기 △경기 취소 또는 리그 중단ㆍ연기 등 3단계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이제 비상 대책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며 사실상 무관중 경기를 권고했다. 만약 한 클럽에서 1군 팀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리그가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게 매우 어려워질 거라는 게 영국 정부 경고다.
EPL 사무국은 이날까지 정부의 권고를 수용할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무관중 경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이날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첫 사망자가 나온데다, 확진자 또한 100명을 넘어섰다. 정부 대응이 ‘억제’ 단계에서 ‘지연’으로 넘어가면 대형 이벤트 금지, 학교 휴업, 재택근무 장려, 대중교통 이용 억제 등의 강력한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축구계 조치는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전날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 연기를 확정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유럽에서 가장 가파른 이탈리아에서는 프로축구는 물론 모든 스포츠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다. 덴마크에선 국가대표 출신 토마스 칼렌버그(37)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그와 접촉한 선수와 코칭스태프 등 13명이 자가 격리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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