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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네이버도 안녕’...연예뉴스 댓글 폐지, 악플도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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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네이버도 안녕’...연예뉴스 댓글 폐지, 악플도 역사 속으로?

입력
2020.03.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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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인물 연관 검색어와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다. 네이버 로고
네이버가 인물 연관 검색어와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다. 네이버 로고

네이버의 인물 연관검색어 기능이 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연예뉴스 댓글 역시 폐지됐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인물명 검색 시 제공되던 연관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네이버 인물정보 서비스에 등록된 인물, 그룹 등을 검색해도 연관 검색어는 제공되지 않는다.

인물 연관검색어 서비스 종료 결정은 네이버의 사이트 개설 초창기인 2000년대 이후 최초다. 특정 인물을 검색했을 때 다른 사이트 이용자들이 해당 검색어와 함께 찾았던 검색어를 자동으로 제시하는 해당 기능은 그간 공인들의 악성 루머 양성 등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던 바 있다. 특히 지난 해 생을 마감한 故설리와 구하라가 악플과 루머 양산 등에 경종을 울리며 포털사이트의 자정 기능 확립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에 네이버 측은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를 기반으로 하면서 이 공간에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키워드가 노출되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해당 인물의 인격권을 존중하고 사생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과 함께 연관검색어 서비스 기능 종료를 알렸다.

이와 더불어 악플 문화 근절에 있어 가장 강력하게 요구됐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 역시 잠정 중단됐다. 지난 해 10월 포털사이트 다음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로써 국내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네이버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달 28일 네이버 측은 공지를 통해 “연예뉴스 댓글과 관련하여 연예인의 인격권 침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지난 2월 19일 연예 정보 서비스의 구조적인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연예뉴스 댓글을 닫기로 했다는 안내를 드린바 있다”며 “인터넷플랫폼 사업자로서 연예뉴스에서도 댓글을 통한 양방향 소통의 가치를 지켜가고 싶었지만, 현재의 기술 솔루션과 운영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었다. 이에 3월 5일부로 연예 뉴스에서 댓글서비스를 잠정 종료하게 되었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일 오후 네이버 연예댓글 서비스는 종료됐다. 현재 네이버에서 연예 기사를 볼 경우, 댓글 창 대신 ‘언론사가 연예 섹션으로 분류한 기사는 연예서비스에서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자신의 댓글 확인 및 삭제 페이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네이버 측 관계자는 서비스 잠정 종료 결정에 대해 본지에 “앞서 공지 당시 언급했던 ‘연예 정보 서비스의 구조적 개편’이란 네이버 내의 연예 뉴스를 포함한 연예 서비스 전체에 대한 서비스 개편을 의미한다”며 “ ‘잠정종료’라는 공지는 문자 그대로 잠정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의미로 이해해 주시면 될 듯하다”고 향후 서비스와 정책 확립 후 서비스가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네이버의 결정에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5일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국내 주요 인터넷 플랫폼이 온라인상 혐오 표현의 해악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혐오표현 근절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인권위 역시 향후 인터넷상의 혐오 표현에 대한 자율적 대응을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 기준 마련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최 위원장은 네티즌들의 자발적 자정 노력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은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본 특징으로 하고 있으므로, 혐오 표현의 문제는 직접적인 제재보다는 온라인 공간 참여자의 협력에 의한 자율적인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의 말처럼 국내 댓글 문화의 근간이 돼 왔던 다음과 네이버가 인터넷 문화의 자정을 위해 나선 가운데, 이제 중요한 것은 인터넷 문화의 변화를 위한 네티즌들의 자발적 동참이다. 여전히 SNS나 커뮤니티 상에는 여전히 다양한 댓글들이 줄 잇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의식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대형 포털사이트들의 서비스 폐지가 갖는 의미는 무색해질 것이다. 과연 수많은 이들을 시달리게 만들었던 악플 문화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을지, 진짜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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