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단속이 성공하자 이번엔 만리장성에 구멍이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초 발원지인 중국에서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감염된 후 중국으로 역유입되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해외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방역 및 검사에 한계가 있는 데다, 외국 환자들의 입국을 거부할 수도 없어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6일 “5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사망자는 30명 증가한 3,042명이며, 확진자는 143명 늘어난 8만552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후베이성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12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2~5일 나흘 연속 중국 내 신규 확진 환자도 100명대에 머물렀다. 전체 신규 확진자 규모(143명) 역시 후베이성 당국이 코로나19 확진 기준을 임상 증례까지 포함했던 지난달 10일(8,144명)과 비교해 1.55%에 불과하다. 여러 수치를 종합하면 내부 확산 추세는 확연히 꺾였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해외 확진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전세기편으로 이란에서 중국 서북부 간쑤성 란저우로 입국한 중국 교민과 유학생 등 311명 가운데 1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에서는 같은 날 발생한 신규 확진 환자 4명이 모두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이다. 상하이시에서도 1명이 역유입 환자로 확인됐다. 후베이성 외 지역의 신규 확진자 17명 중 16명이 해외에서 들어온 셈이다. 국가위생위는 “지금까지 중국 베이징과 저장성 등에서 이란과 이탈리아발 코로나19 환자 역유입 사례가 36건 나왔다”고 공개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코로나19의 역수입을 막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출입국ㆍ세관 업무를 담당하는 해관총서와 국가이민관리국은 앞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규에 따른 엄격하고 과학적인 조치를 통해 코로나19가 중국으로 유입되거나 중국에서 유출되는 것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국가이민관리국 관계자도 “최우선 과제는 다른 나라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일”이라며 방역 대책의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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