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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피해 간 대만은... 코로나 초기 수출 금지ㆍ2부제 판매 발빠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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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피해 간 대만은... 코로나 초기 수출 금지ㆍ2부제 판매 발빠른 대응

입력
2020.03.06 20:00
수정
2020.03.06 23:4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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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보유량 알려주는 앱도 운영… 매점매석 사라지고 장당 200원 안정 공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5일 대만 타이베이 시내의 한 건널목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5일 대만 타이베이 시내의 한 건널목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각국이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가게마다 긴 줄이 늘어서고 매대가 텅 비는 등 수요가 공급을 추월한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마스크 대책에 성공한 나라가 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발 빠른 생산 및 판매 통제로 혼선을 줄인 대만이다.

쑤전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은 2일 “전 세계가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나 우리는 장당 5대만달러(약 200원)라는 초저가로 의료용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며 자부심 가득한 기자회견을 했다. 현지 매체 타이완뉴스도 “마스크가 아주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으로 약국 앞 긴 줄과 매점매석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그럴 만도 한 게 대만의 마스크 정책은 신속하고 공격적으로 진행됐다. 대만 정부는 자국 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열흘 만인 1월 24일 마스크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또 인당 3매로 마스크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가격 인하도 강제했다. 중국으로부터 마스크 수입이 끊기면서 내놓은 혼란 방지책이었다. 그럼에도 병원에서 쓸 마스크마저 부족한 지경이 되자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자국 내 마스크 생산 물량을 전부 사들여 지정된 약국 6,000곳에서만 팔도록 했다.

판매 방식은 우리 정부가 5일 발표한 ‘마스크 구매 5부제’와 비슷하다. 대만은 ‘2부제’ 를 도입해 건강보험증의 끝자리가 홀수인 사람은 ‘월수금’에, 짝수인 사람은 ‘화목토’에만 마스크를 살 수 있게 했다. 일요일에는 모든 사람의 구매가 허용된다. 이는 건강보험에 구매 내역이 반영되는 실명제와 다름 없어 한 사람이 여러 약국을 돌며 사재기를 할 수 없는 효과를 냈다. 대만 정부는 구매 데이터를 활용, 모든 약국의 마스크 보유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마스크 구매지도’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한국보다 한 달이나 빨랐던 셈이다.

하루 390만개 수준이던 마스크 생산량도 820만개로 두 배 이상 많아졌다. 정부가 직접 마스크 제조기 90대를 구입해 민간 공장에 기증한 결과다. 이 중 300만개는 병원에 우선 배급되고 나머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새 설비가 모두 가동되는 내달부터는 하루 1,300만개의 마스크 출하가 가능하다”면서 공장에 감시 및 지원 인력을 더 보내겠다고 했다. 정부는 생산 속도에 맞춰 성인 2매, 아동 4매였던 1인당 마스크 구매 수량도 5일부터 한 장씩 늘렸다.

마스크 수급이 안정세에 접어든 대만이 다른 나라들은 그저 부러울 뿐이다. 미국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사령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대표적 마스크 생산업체인 3M의 미네소타주 본사와 공장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 미 정부는 지난주에야 3M에 매달 수백만 개의 마스크를 더 생산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펜스 부통령은 “보통의 건강한 미국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며 “환자와 의료종사자를 위해 아프지 않은 일반인은 마스크 구매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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