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24시] 슈퍼 부자들의 코로나 대응... 개인 응급실에 지하 벙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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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슈퍼 부자들의 코로나 대응... 개인 응급실에 지하 벙커까지

입력
2020.03.08 10:00
수정
2020.03.0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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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주에 있는 지하벙커 콘도인 ‘서바이벌 콘도’ 입구. 서바이벌 콘도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을 강타하며 국경과 빈부를 가리지 않고 퍼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계층의 장벽까지 허무는 건 아닌 듯하다. ‘슈퍼 부자들’은 아낌없이 돈을 쏟아 부으며 그들만의 대응법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고 있어 빈부 격차의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키고 있다.

병원 응급실은 긴급 상황시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지만, 북적대는 환자들로 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부유층이 찾는 곳은 ‘개인 응급 서비스’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솔리스 헬스’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응급 서비스 시설로 최근 회원 가입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개인 전용 룸들을 갖추고 있고 가정 방문 서비스도 제공해 다른 환자들과의 접촉에서 오는 감염 우려가 없다. 진료비와 별도로 연간 회원 가입비만 8,000달러다. 최근에는 한 여배우가 “일본에서 키스씬 촬영이 예정돼 있어 걱정된다”며 가입 문의를 해왔다고 한다.

슈퍼 부자들의 또 다른 대비책은 개인 전용기다. 병원과 마찬가지로 공항이나 일반 비행기 역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지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소재 개인 전용기 회사인 서던 제트에도 최근 비행편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플로리다에서 뉴욕을 오가는 항공편 가격은 2만달러 수준이다.

개인 전용기를 타고 아예 한적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도 그들만의 대비법이다. 코로나19가 뉴욕주까지 상륙하자 억만장자인 찰스 스티븐슨은 뉴욕의 파크 애비뉴의 집을 떠나 뉴욕주 사우스햄프턴에 머물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에 “지금 당장은 걱정되지 않지만 이 마을까지 바이러스가 퍼지면 아이다호로 날아가 그 곳 별장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별장뿐만 아니라 개인 요트도 휴양을 겸한 대피처다.

이 같은 대응책의 압권은 초호화 지하벙커다. 이 시설들은 과거 냉전시대 때 캔자스ㆍ네브래스카ㆍ뉴멕시코 등 미국 중부 지역에 만들어졌던 지하 핵무기 저장고였다. 이후 냉전시대가 마감된 뒤엔 일반인들에게 팔려 콘도로 개조됐고, 특히 지구 종말을 대비하는 갑부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다. 이 콘도들은 각종 오락시설과 자체 식량 조달을 위한 유기농 시설, 자체 발전 등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이 콘도를 분양받은 존 스톡은 “지금 상황이 정확히 종말을 대비해 준비해왔던 것과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는 갑부들의 이런 호화로운 대응을 비꼬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첼 모스 뉴욕대 교수는 “부유층 부부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하지 않다”면서 “코로나19는 결국 부유층의 결혼 관계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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