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담화문… “정부 믿고 예방 수칙 지키면 머잖아 위기 종식”
대한불교조계종이 6일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불안과 공포, 혐오를 벗고 화합으로 재난을 극복하자”고 국민에게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총무부장 금곡 스님이 이날 대독한 담화문 통해 “우리나라는 재난과 위험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들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다”며 “재해대책본부와 일선 의료진들을 믿고 국민 개개인이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머지않아 위기 상황이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을 향해서는 “국민들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도 우리 사회가 갈등하고 분열하는 모습에 우려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시 하고 매 순간을 ‘골든타임’으로 여겨달라”고 요청했다.
사부대중(四部大衆ㆍ스님과 재가불자)에게는 “법회 중단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사찰의 경제적 어려움보다 바이러스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가 막대했기에 결단을 내렸다”며 “가정에서 정진의 시간을 갖고 전화와 온라인 등(燈) 달기 등을 통해 재적 사찰을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조계종은 지난달 23일 법회를 포함한 일체의 종교 행사를 중단시켰다.
이날 담화문에서 조계종의 정부 지원 방안도 공개됐다. 조계종 측은 “현재 재단법인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지역과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라며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에서는 ‘공익템플스테이’를 준비해 의료진 등 방역 관계자들의 휴식과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계종은 금곡 스님을 본부장으로 감염병 비상대응본부를 설치, 운영 중이다. 10일부터는 동국대 일산병원과 서울 종로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에게 사찰 음식 도시락을 제공하고, 12일에는 대구시와 경북도에 1억3,000만원 상당의 500㎖ 감로수 20만개를 전달할 예정이다.
4월 30일인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 8일) 법요식은 연기될 전망이다. 금곡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부터 한 달간 코로나19 극복 기도를 한 뒤 5월 30일에 법요식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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