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마스크 구매 자제를 요청했다.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총괄 지휘하는 펜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보통의 건강한 미국인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여전히 낮다”며 “아프지 않은 한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적인 마스크 생산업체인 3M의 미네소타주 본사와 공장을 찾은 펜스 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며 건강한 일반인은 환자와 의료 종사자들을 위해 마스크 구매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 목소리를 냈다. 앞서 미 공중 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각종 감염증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면서 마스크 사재기로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마스크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발언의 연장선이다. 미 정부는 지난주 3M에 매달 수백만개의 마스크를 더 생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준비가 돼 있고, 계속해서 연방 정부의 모든 자원을 가져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재 예상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 TF와 업계 지도자들은 전국에 걸쳐 충분한 양의 검사 도구를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미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를 갖고 있지 않다.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이 치료와 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대다수의 환자는 치료를 받고 회복의 길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에서 정작 감염 차단에 필수적인 마스크 비축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CNBC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4일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미국 의료 체계에서 1년간 필요한 ‘N95’ 등급 마스크는 최대 35억개지만 국가전략비축량(SNS) 중 N95마스크는 1,200만개”라고 밝혔다. 필요량의 0.34%에 불과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검사 키트 공급 과정에서 혼선을 빚는 등 정부 대처에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TF를 이끄는 펜스 부통령이 3M를 방문한 데 이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워싱턴주를 찾는 등 “바이러스 순방(tour)”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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